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 - 평범한 아이도 미래 인재로 키우는 유대인 자녀교육 6가지 키워드
임지은 지음 / 미디어숲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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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란 히브리어로 '친구'라는 뜻에서 나온 말로, 둘씩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논쟁하는 토론식 공부법이다. 이들은 나이와 성별, 계금에 차이를 두지 않고 동등한 친구 사이로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 토론이 끝나면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토론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설득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굽히기도 한다. 이러한과정을 거치며 정확하게 알지 못했던 내용을 깨달으며 이해할 수 있게 된다.(p.27~28)

유대인 교육법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이 '하브루타'가 아닐까. 서로 마음껏 질문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이 키워진다. 지난번에 읽었던 메타인지 학습법 역시 하브루타 공부법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메타인지능력'이란 자신을 객관화하여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장점과 단점,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능력이다. 메타인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남을 가르쳐보는 방법이 효과가 좋다. 그런데 이 '하브루타'가 바로 공부법인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가 읽고 이해한 것을 설명한다. 말로 설명하다보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유대인 아이들은 '하브루타'를 통해 '메타인지'를 키우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하브루타를 통해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터득하는 법을 배운다. 흔히들 '생각의 근육을 키운다'고 하는 바로 그것이다. 생각하는 연습을 어려서부터 꾸준히 한다. 하브루타는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데 집중한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 거기에서 창의성이 드러난다.

하브루타는 쳬계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력을 키워준다.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고 자신의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로봇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요즘 유대인들의 하브루타가 주목받는 이유기도 하다. 미디어를 통해 우리나라의 토론문화를 간접경험해볼 수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실망감이란!! 우리 아이들은 제대로 된 토론을 보거나 들은 적이 거의 없다. 물론 부모인 나도 그렇다. 그러므로, 토론과 논쟁 이전에 질문하고 대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책을 읽고 함께 생각을 나눠보는 것이다.

메타인지를 키우기에도, 토론과 논쟁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도 '독서'가 좋다고 한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고,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또 한가지 방법은 소리내어 읽는 것이다. 낭독과 이해력의 관계는 아주 밀접하다고 하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있기도 하다. "독서는 사고력과 창의력, 통찰력, 상상력, 타인과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 최고의 도구이다."(p.45) 유네스코 조사에 따르면 유대인 평균 독서량은 연64권이라고 한다. 매주 최소 1권 이상 읽는다.

유대인들의 독서교육은 베갯머리 독서라고도 한다. 뱃속에 있을 때도 읽어주고, 돌이 지나면서부터는 자기 전에 읽어준다. 말을 할 때쯤이 되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사고력과 표현력, 상상력, 창의력을 키워나간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 습관이 형성된 유대인 아이들은 상당한 어휘력을 갖게 되며 해를 거듭할수록 이 격차는 벌어진다.

이러한 독서의 중요성은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주 접하는 정보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독서를 장려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경험을 통해 책을 좋아하게 된다. 그런데 일부 부모들은 자신은 읽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만 독서를 강요하며 글자를 빨리 익혀서 혼자 읽기를 기대한다. 그러니 아이들은 부모에게 혼나지 않으려고 책을 읽으며, 내용도 모르고 글자만 읽으니 독해가 되지 않는다. 가끔 질문을 받는데, 아이가 책을 정말 많이 읽고, 여러 번 읽는데도 줄거리 요약이 되지 않거나 무슨 이야기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것과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아이들이 평생 책을 좋아하고 책을 가까이 하게 하려면 기분좋은 독서경험이 필요하다.

"유대인의 창의성은 독서에서 시작해 글쓰기로 완결된다." (p.54) "글쓰기는 생각을 확장하는 도구이자 생각의 최종결과물이다. 학교와 직장에서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큰 기준이며, 리더의 핵심 자질이기도 하다."(p.55)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기억이 좋아하야 함은 물론이다. 글을 쓰고, 칭찬과 격려를 받은 경험이 계속 쓰게 하는 힘이 된다.

유대인은 배움의 즐거움이 공부의 토양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진짜 공부의 시작이다. 그래서 남보다 먼저 시작하는 '조기교육'이 아닌 아이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제때에 하는 '적기교육'을 한다. 몰입의 즐거움, 남과 비교하지 않고 해답을 찾는 기쁨을 알게 된다면 공부는 즐거운 일이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의 의지를 존중하면서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지지하고, 칭찬과 격려를 한다. 이러한 부모의 전폭적인 믿음은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수능시험이 끝난 후 학교 옥상에서,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던지는 아이들에 관한 뉴스를 들을 때마다, 무엇을 위해서 공부를 하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시험점수가 전부가 아니라고, 너는 너대로 살아갈 이유가 있다고 말해줄 수 없을까?

유대인들은 2천년 넘게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았다. 어느 곳에서도 그들을 반기고 맞아주지 않았기때문에, 새로운 곳에 정착하고 문화를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종교, 인종, 문화,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들은 서로 다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불가피하게 떠돌아다녔지만 이제는 그 여행의 경험이 세상을 읽고 뇌를 자극한다는 것을 안다. 새로운 경험은 뇌에 자극을 주며, 새로운 변화가 있을 때 뇌는 활성화되고 창조성을 발휘하게 된다. "독서가 머리로 하는 것이라면 여행은 몸으로 하는 공부다"(p.77) 이 책에서는 아이의 상상력에 필요한 것으로 '독서, 예술, 놀이'를 든다. 창의성은 상상력으로부터 출발한다.

하브루타, 독서, 여행, 예술, 놀이를 통해 유대인의 창의성은 키워진다. 그동안 자녀교육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내용이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대신, 알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제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이라면 도움 되는 내용이 많다. 특히 미래 역량을 키워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이 많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내용이 공부력이나 창의성이라면, 이 책의 중반에서부터 등장하는 인성, 소통, 마음력 등은 사실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영역이다. 그러나 이제는 집단지성의 시대로 혼자 잘한다고 해서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타인과 더불어 사는 능력,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에게 먼저 베풀라고 강조한다. 좋은 사람을 곁에두려면 먼저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친구를 사귈 때 먼저 베푸는 것뿐만 아니라 '경청'과 '관심'도 중요하다. 친구의 이야기를 잘 듣고, 관심을 가지는 습관은 아이의 큰 자산이 된다. 또한 말조심도 중요하다. 아이에게 말조심을 가르치는 최고의 방법은 부모가 남의 험담을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이 가장 못하는 것이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어려서부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실패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나는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쳤는지, 어떤 부모의 상을 보여주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많은 아이들이 꿈이 없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고 말한다. 아무 것도 꿈꾸지 않고,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미안해진다.

유대인의 교육법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내 아이의 성향과 특징을 잘 살펴서 적용해야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남에게 좋은 것이라고 나에게도 좋은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 내 아이에게 알맞은 교육법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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