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허수아비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2
베스 페리 지음, 테리 펜 외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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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허수아비는 《한밤의 정원사》를 그린 테리 펜과 에릭 펜의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훌쩍 가을 내음이 짙어진 요즘 읽기에, 또는 읽어주기에 적당한 그림책이다. 그림책이 가을 가을 하다. 따뜻한 그림이 쓸쓸할 것 같은 가을을 따스하게 감싸안아준다. 이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허수아비의 포근한 얼굴과 푸근한 들판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맑고 깨끗한 가을,

들판에는 마른 짚 더미가 하나둘 쌓여간다.

황금들판을 지키는 것은 허수아비.

동물들은 허수아비가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않는다.

너른 들판에서 허수아비는 혼자 외로이 지키고 서 있다.

친구도 없고 움직일 수도 없는 허수아비는 추운 겨울이 와도 꼼짝없이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뭔가가떨어진다.

"아기 까마귀"이다.

 


외로이 들판을 지키던 허수아비가 허리를 숙여 아기 까마귀를 들어올리고 따뜻하게 감싸준다.

허수아비는 아기 까마귀를 걱정하며 편안하게 안아준다.

아기까마귀는 허수아비 품 안에서 들판을 내다본다.

둘이 서로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따뜻하게 품어주고, 품안에서 웃을 수 있는 관계는 서로를 신뢰할 때 생겨난다.

까마귀는 점점 자라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간다.

움직일 수 없는 허수아비는 제자리에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지만, 아기까마귀가 날아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까마귀는 새이고, 허수아비는 허수아비니까.


까마귀가 떠나고

빛나는 여름이 가고

쓸쓸한 가을이 온다.

그리고 겨울이 가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허수아비는 들판을 지키고 서 있다.

그러던 어느날 다시 허수아비를 찾아온 까마귀.

들판에 서있는 허수아비에게도 친구가 생겼다.

우리 주변에도 허수아비처럼 혼자 외로이 서 있는 친구가 있을 것이다.

거리를 두고 다가서지 않으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멀고 먼 존재일 뿐이지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면 친구가 된다.

그림책을 덮으며

가을 풍경 속에 어우러진 허수아비를 보면서 마음 한켠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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