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짝꿍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50
브라이언 콜리어 지음, 이순영 옮김, 모 윌렘스 기획 / 북극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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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윌렘스의 작품을 보았던 사람들에게는 이 그림책의 느낌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코끼리와 꿀꿀이가 추천하는 이 책 [환상의 짝꿍]은 '딱 맞는 것을 고르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꿀꿀이가 코끼리에게 "책 읽을 시간이야"라고 말하자 환하게 밝아진 얼굴을 보여주는 코끼리의 모습을 보니 우리집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책 읽어준다고 하면 엄청 좋아하던 아이였는데, 매번 똑같은 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해서 내가 좀 힘들었던 기억이... 꿀꿀이가 이 책을 신발을 고르는 이야기라고 암시하자 코끼리는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해한다. 《환상의 짝꿍》은 그렇다. 신발을 고르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여자 아이가 아빠와의 데이트를 앞두고 신발을 고르려고 한다. 신발장 속의 신발들은 서로 자기를 신어달라 아우성인데, 이 아이는 짝이 다른 신발을 고른다. 신발들은 난리가 나는데. 짝짝이로 신발을 신고 나가버린 여자 아이를 쫓아간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신발을 짝짝이로 신거나, 오른쪽 왼쪽을 바꿔 신는 일이 종종 있었다. 똑같은 것과 다른 것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자라면서 그런 일은 없어진다. 이 그림책 속 아이도 신발의 모양을 인지하지 못해서 짝짝이로 신는 아이는 아니다. 자기 의지로 다른 신발을 골라서 신고 나간다.

 

문득, 대학교 시절 화려한 옷차림으로 시선을 끌던 우리과 여학생이 생각났다. 대학생이 소화하기 어려운 호피무늬와 화려한 색감의 스타킹과 구두를 신고 왔었다. 우리의 고정관념으로는 이해할 수 없던 그 패션이 지금도 그 아이를 떠올리게 하는 특징으로 남아있다.

 

반드시 같은 모양의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법같은 건 없으니까, 신고 싶은 신발을 짝짝이로 신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인지발달이 늦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개성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은 그림책으로 확인해보기 바란다. 코끼리와 꿀꿀이가 서로 모습이 다르지만 환상의 짝꿍이듯이 서로 달라도 짝꿍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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