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53
김성은 지음 / 북극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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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그림책을 펼칠 때면 늘 기대하게 되는 것이 있다.

간결한 그림이지만,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거나

짧은 대사지만, 촌철살인을 느낄 때가 많다.

이번 그림책도 나의 그런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이라 생각하며 펼쳐보았다.

 

 

 

 

거미 한 마리가 줄을 타고 내려와 개밥그릇 속의 도너츠를 냉큼 집어간다.

텅 빈 마당 한쪽에서 잠을 자고 있던 개 'BOB'이 눈을 뜨고 거미를 바라본다.

BOB과 눈이 마주친 거미는 저 도너츠를 두고 갈까? 물론 거미가 그렇게 할 리가 없지.

'내 까까야. 돌려 줘!'라고 외치는 BOB에게

보란 듯이 거미줄 위에 도너츠를 올려 두고 포크를 들이미는 얄미운 거미.

 

사실, 이 장면을 보면서 아이들 사이에서도 가끔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을 것보다는 놀잇감을 두고 일어나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친구 것을 가지고 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못 느끼던 아이들에게

내것와 네것, 그리고 함께 가지고 놀아야 하는 우리의 것에 대해 알려주었던 기억이 있다.

 

어쨌든, 눈 앞에서 먹을 것을 빼앗긴 BOB은 화가 날 일이지.

괜한 화풀이에 옆에 있던 까마귀가 밥그릇을 뒤집어 썼다.

빗자루를 들고 거미줄을 쳐보기도 하고,

트램폴린을 이용해서 뛰어올라가보기도 한다.

그래도 거미줄까지 닫지 못한 BOB은 지쳐서 누워버리는데...

얄미운 거미는 배를 던지며 약을 올린다.

 

 

 

그냥 '미안해'하고 같이 나눠 먹으면 될 것을 하여간 뺏어간 놈이 더 약을 올리는 상황이라니..

그림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점점 더 BOB을 응원하고 있는 나를 본다.

결국 호스까지 나무에 매달고 거미랑 한판 붙으려는 BOB.

 

 

마지막 장면을 그림책을 읽을 이들을 위해 남겨 두어야겠다.

언제나 그랬지만,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마지막 장면때문에 키득키득 웃었다.

아이들과 함께 이 그림책을 본다면,

이런 상황에 부닥친다면 어떻게 할 지 이야기를 나눠 보는 것이 좋겠다.

물론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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