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부모 수업 - 흔들리는 우리 아이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장희윤 지음 / 보랏빛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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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부모 수업은 현재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 쓴 책이다. 나는 선생님의 입장과 학부모의 입장은 다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선생님 앞에서 하는 행동과 부모 앞에서 하는 행동이 얼마나 다른지를 봐 왔기 때문에 그 두 가지 견해를 같이 살펴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일단 내게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집 아이가 이제 중학생이 된다. 지금까지는 부모 무서운 지 알고, 부모의 말을 귀담아 들을 줄도 아는 착한(?) 딸이다. 이제 곧 닥쳐 올 그 무시무시한 사춘기에 미리 대비를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는 청소년과 자주 만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독서프로그램, 봉사활동프로그램을 통해 중, 고등학생과 직접 만난다. 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을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읽기로 하였다.

 


이 책은 상황파악편, 행동코칭편, 대화법편, 내면코칭편, 부모의성장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한 후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가면 좋을지, 또 부모의 마음은 어떻게 다스리면 좋을지, 마지막으로 청소년 자녀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로 끝맺는다.

청소년을 무조건 이해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해한다는 것이 모든 것을 수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 역시 청소년기를 거쳤기 때문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보았을 때 청소년은 당연히 이해되지 않는다.

p.24

10대는 발달 진행 중인 전두엽 대신 측두엽 내측에 있는 편도체로 정보를 해석하고 의사를 결정한다. 편도체는 원시적인 뇌로 태어날 때부터 완성된 곳이며 이성보다는 감성을 관장하는 영역이다. 그러므로 청소년들의 의사결정은 감정에 더 치우치게 된다. 따라서 사춘기 청소년들의 행동을 어른의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들의 충동적인 생각과 행동이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설명을 듣다보면 묘하게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사춘기 청소년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어른들은 거의 변하지 않지만(사람이 변하면 죽을 때가 됐다는 농담도 있지 않는가?) 청소년들은 계속 변하는 존재라고 한다. 그러니 부모나 주변 사람의 관찰과 도움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모든 것을 책임지라는 말은 아니다.

p.38

자녀와 부모는 깊게 연결될 수밖에 없지만 운명공동체는 아닙니다. 자녀의 일은 자녀가 스스로 결정하고, 아픔 역시 혼자 이겨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건 비단 사춘기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에서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유아교육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반복된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도 갑자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기가 되어서 갑자기 아이에게 모든 것을 스스로 하라고 하면 그 또한 막막하지 않을까?

나는 뉴스에서만 듣던 학교폭력위원회나 청소년이 폭력 사건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는 것이 우리 아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는 그런 점에서 자녀를 잘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자녀의 감정, 신체, 친구들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의 관심이 간섭이나 감시가 아닌 관찰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끄덕형 부모'와 '버럭형 부모'를 소개한다.

p.89

'끄덕형 부모'는 아이들이 얘기를 할 때 일단 수용하는 부모이다. 그런 다음에 아이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묻는다. 이런 부모를 둔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잘 이해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버럭형 부모'는 아이들이 무슨 말만 하면 바로 버럭 소리를 지르며 무시하는 부모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볼 바에는 일단 진실을 감추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부모의 모습은 아이들의 거울이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대한다면, 아이도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고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서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부모와 자녀 사이라면 사춘기 자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소통'과 '공감'이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사춘기를 어린 시절에 하지 못한 인선 교육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말한다. 사실 이 부분은 참 어렵다. 부모가 보통 큰 마음 먹고 변하지 않는 이상 힘든 일이다. 유아기에서 아동기를 거쳐 오는 동안 자녀에게 사실상 질질 끌려 온 부모가 있는가 하면, 자녀를 방치한 부모도 있다. 그들이 갑자기 부모 노릇을 하려고 하면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내 자녀의 인생이 이 시기를 거쳐 인성이 확립되고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결정한다는 걸 생각하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저자는 교사로서의 어려움도 토로한다. 교사는 더이상 아이들에게 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자녀들의 문제행동을 교정해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즉, 가정에서 직접 문제 행동에 대해 훈육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3장 대화법 편에서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아이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부모의 '인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칭찬'은 잘 한 것에 대한 피드백이라면 '인정'은 아이의 능력이나 태도, 성향에 대한 고유성을 존중해주는 말과 행위라고 한다. 부모에게 인정을 받아 자존감이 충만해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인정에 전적으로 매달리지 않아도 되므로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떠받들고 사는 것이다. 무엇이 아이의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제대로 된 방법인지 배울 필요가 있다. 저자는 사춘기 자녀를 존중하는 방법으로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추천한다.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아이들의 흥미와 재능을 존중하고,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다.

또한 부모는 아이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감시자가 아니라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안내할 것인가? 첫째는 꿈을 꾸도록 안내해야 한다. 둘째는 잘 사는 법을 안내해야 한다. 잘 사는 법은 돈을 많이 버는 법이 아니라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고 베풀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자녀 교육을 위해 부모가 단단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흔들리고 있을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아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아이의 진짜 속마음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자녀가 이루려고 하는 꿈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는 아이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아이와 대화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p.261

가정에서 엄마가 사춘기 자녀와 함께 성장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꿈을 가지는 것이다. 엄마가 꿈을 가지는 순간, 놀랍게도 자녀의 삶과 엄마의 삶은 완벽하게 분리된다. 이를 통해 엄마와 자녀의 관계가 재정립될 수 있다. 엄마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녀와 공존하는 삶을 지향하게 된다.

나는 이 부분에 공감한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엄마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움직여야 한다. 아이들의 사춘기가 지나면 성인이 되고 부모의 품에서 떠나야 하는 시기가 곧 닥친다. 그때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 허무함이 갱년기를 더 앞당기거나 힘들어지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사춘기 자녀를 앞둔 부모들에게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청소년 자녀의 사춘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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