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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 바이러스
스즈키 코지 지음, 윤덕주 옮김 / 씨엔씨미디어 / 199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링Ring 바이러스―운명의 저주:ルング
저자 : 스즈키 코지鈴木光司
역자 : 윤덕주
출판 : 씨엔씨미디어CNC MEDIA
작성 : 2005. 06. 16.
"관념은 에너지를 가진 생명체다."
20년 조금 넘는 세월 속. 그동안 읽은 작품 중 최고로 기억에 남는 공포소설을 말하라고 하신다면, 전 당연 스즈키 코지 님의 '링'시리즈를 말하고 싶습니다. 2005년 이 감상문을 작성중인 오늘날까지 꾸준히 영상화되고 있는, 특히 미국판 '링 2'의 개봉예정일을 앞두고 모든 영화 '링'―일본판 '링 오리지널', '링2', '링 라센', '링0 버스데이', 'TV시리즈', 한국판 '링', 미국판 '링'―의 원작에 해당하는 소설을 집어들어 보았습니다.
나카다 히데오라는 이름의 감독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원작이 파괴되었다는 점에서 괘씸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원작의 이미지를 머리 속 어느 한 구속에 숨겨두고 그의 작품을 보았을 때. 분명 영상으로도 '링'은 그 자체로 충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공포의 모습으로 파괴되기 이전의 '링'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요? 추억 속. 상상력의 폭주를 안겨준 최고의 작품을 살짝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이야기는 사립 여고 3학년의 오이시 도모코가 그 시작을 알립니다. 홀로 집을 지키며 시험 공부를 하고 있던 그녀는 어느 순간 미지의 '그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시키는 공포의 압력. 그리고 그녀는 결국 미지의 '그것'을 향해 뒤로 돌아보게 됩니다.
한편 택시 운전기사 기무라는 자신의 택시로 쓰러진 오토바이에 화가 나게 됩니다. 그런데 오토바이의 청년이 괴로움에 몸부림을 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구급차를 부르고 청년에게 다시 돌아온 그는 청년이 경악―공포에 질린 얼굴로 죽어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로부터 한달 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친 M신문사의 아사카와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택시 운전기사 기무라의 잊지 못할 이야기와 함께 자신의 처조카 도모코와의 죽음의 연관성으로 인해 특종의 향기를 느낀 그는 사건을 조사하게 됩니다.
거의 같은 시간에 죽어버린 4명의 청년들. 심장마비라는 돌연사로 갑자기 세상을 떠버린 4명의 행적을 추적하던 아사카와는 결국 문제의 비디오 테이프를 보게 되는데…….
"이 영상을 본 자는 일주일 후 이 시간에 죽을 운명에 놓여있다.
죽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 말하는 것을 실행에 옮겨라. 즉…."
이 작품은 초자연적인 어떤 현상을 과학적인 방법으로서 해명하려는 듯한 내용으로 진행됩니다. 예정된 죽음의 시간 속에서 마치 '행운의 편지'같은 저주의 주문을 나름대로 현실적인 시점으로 풀어헤쳐 나가는 모습을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다카야마 류지라는 고독한 영혼을 지닌 매력적인 인물을 만나게 되는군요.
다카야마 류지. 작가는 이 캐릭터를 통해 '같은 세상 다르게 보기'를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영화에서의 류지는 초능력을 가진 인물로 그려지고 있지만, 소설에서의 류지는 제가 꿈꾸는 저 자신의 모습의 일면을 보는 듯해 정겨운 느낌마저 들었다랄까요?
또한 아사카와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한정된 시간 속에서 죽음을 피해 시간에 쫓기는 이의 심정을 대리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아내와 어린 딸까지 시한부 인생으로 만들어버린 주인공. 그는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찾아 점점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요즘 들어 자살이 많아지는 시대 속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의 마음은 자살을 꿈꾸는 이들에겐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해지는군요.
이야기는 결국…… 아 답을 말해버릴 뻔했습니다.(후다닥 지우는 중) 아무튼 주인공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야마무라 사다코란 어떤 존재인가? 그리고 저주는 어떻게 풀어야만 하는가? 그건 그렇고 왜 그만 살아남은 거지? 등 끝없이 떠오르는 의문을 남기면서 마지막장을 덮고 마는군요.
그럼 이 작품에 나오는 저주의 공식을 기록하며, 제 2라운드에 해당하는 '링2 스파이럴The Spiral―저주의 유전자:らせん'을 집어들어 봅니다.
"원한이 현세에 강렬하게 남아있으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갇힌 공간, 물,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시간."
If You can see it, you will di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