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 로빈쿡 베스트셀러 시리즈 로빈쿡 베스트셀러 시리즈
로빈 쿡 저장, 박민 옮김 / 열림원 / 1993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 돌연변이Mutation
저자 : 로빈 쿡robin cook
역자 : 박민
출판 : 열림원
작성 : 2005. 06. 10.


   무덥게만 느껴지는 6월의 경찰서 정문 초소. 해가 가면 갈수록 더 더워지기만 하는 여름이라니. 안 그래도 이런저런 것들이 저를 스트레스 받게 하는데 이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한밤중의 날벌레들까지 저를 못살게 구는군요. 그래도 요 몇 일간은 그런 날벌레들마저 저를 귀찮게 하진 못한 듯 했습니다. 후훗. 오랜만에 경험하게 되는 독서삼매경 상태라니.
   그럼 로빈 쿡 님의 작품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으며, 또한 메디컬 스릴러이면서도 SF라는 장르에까지 저의 세계관을 확장시켜준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이야기는 어떤 생명의 '탄생'의 과정으로 시작됩니다.
   또한 그것은 이번 작품의 주인공 VJ―빅터 주니어의 탄생으로 이어집니다. 금발에 파란 눈, 마치 천사 같은 외모의 아기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의 묘사가 어딘가 모르게 불길한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이 느낌이란…….
   어느덧 세월이 흘러 10여 년 후. 생물학자이자 '키메라'라는 이름의 생명공학 연구소의 설립자 빅터와 정신과 의사인 마샤는 자신들의 아들의 성장 과정 속에서 어떤 불균형을 감지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천재적인 모습을 보이다가도 3살 때 지능저하의 모습을 보인 VJ. 그러면서도 무엇인가 보통아이들과는 다른 아이의 모습에 마샤는 결국 심리검사 등을 통해 실생활과의 모순을 하나 둘씩 발견하게 되고, 빅터는 VJ와 같은 과정으로 태어났다가 갑자기 죽어버린 다른 아이들로 인해 걱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비밀이 많은 아들의 모습과 하나씩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들. 빅터는 자신의 창조물의 진실 된 모습을 보고 경악하고 마는데…….


   양심을 망각한 과학에 대해 이번만큼 소름끼치게 접한 작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앞서 읽은 'DNA:Motal Fear'에서의 죽음의 유전자 사건보다도 더 끔찍한 상상력의 이야기. 스릴러를 동반한 긴장감과 함께 암울한 미래의 비전을 보여주는 듯한 이번 작품은 생명의 탄생과정에서의 개입에 대한 어떤 경고를 하는 듯 했습니다.
   최근까지도 말이 많은 '영재'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돌연변이로 만들어버린 한 아버지가 나오는 이야기. 한편으로는 고전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것을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이번 작품은 '종種'과 '개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분명 같은 모습을 가졌으면서도, 내용물(?)이 다르기 때문에 고립될 수밖에 없는 존재. 하지만 그것은 이 작품에 나오는 유전적 돌연변이에게만 해당하는 어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중화라는 획일화된 시스템에 교육되어 새로운 생각을 가진 자를 원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그런 존재가 나타나면 단물을 쏙 빼먹고(?) 통제불능이며 비정상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서 소외시켜버리는 존재들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비록 과장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작품에 나온 VJ또한 남과 다른 사고의 세계에 살게 되었을 뿐이데 왜 그를 평균의 기준으로 판단해 소외되게 했냐고 오히려 한소리하고 싶어지는군요.


   더 나은 내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 하지만 밝게만 보이던 빛을 쫓아 어둠을 망각해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럼 이야기 속―로빈 쿡 님의 위트가 엿보이는―생명공학 연구소에 대한 짧은 문구를 기록하며 이번 감상 기록을 종료합니다.


「키메라사는 과학의 진리와 생명의 신비를 벗기려는 인간의 열정 어린 노력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키메라chimera
서로 다른 종끼리의 결합으로 새로운 종을 만들어내는 유전학적인 기술을 말한다. 사자의 머리, 염소의 몸, 뱀의 꼬리를 하고 불을 뿜는 그리스 신화 속의 동물 이름에서 따왔다.




Ps. 한국에 출간된 로빈 쿡 님의 작품 표지 중 이번 작품의 표지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뭐랄까요? 책은 일단 내용을 빼면 표지 디자인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을 가지곤 있었지만, 이번의 금발에 파란 눈의 아이가 실험관의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아름다우면서도 한편 무엇인가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이 드는 것이 이번 작품의 분위기를 너무 잘 표현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왜 금발에 파란 눈의 캐릭터가 '완벽'을 말하는 모습이 된 것일까요? 이것도 무의식 속에 교육된 고정관념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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