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시체들의 습격 Mortuary, 2005
감독 : 토브 후퍼
출연 : 댄 바이어드, 데니즈 크로스비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7.09.26.
“당신을 기리기는 하겠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즉흥 감상-
작품은 차안에서 오랜 시간을 지낸 듯 보이는 엄마, 큰아들, 어린 딸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마을의 새로운 장의사로 일하게 된 엄마를 따라 정들었던 마을을 떠나 이사를 한 것인데요. 도착한 곳은 예상과는 달리 인적이 드문 도시 외곽의 폐허나 다름없는 집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 갈 여유가 없어, 어떻게든 새로운 삶에 적응하려고 하는데요. 그런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죽은 이를 소생시키는 공포의 검은 곰팡이였는데…….
이건 설마 영화 ‘폴터가이스트 Poltergeist, 1982’와 ‘텍사스 전기톱 학살 The Texas Chain Saw Massacre, 1974’로 유명한 그 감독님의 작품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하지만 그 두 작품만을 생각하고 이 작품을 만나려고 준비 중이라면, 으흠. 그저 건투를 바랄 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건 좀 아니다 싶었기 때문인데요. 화면과 배우들의 모습이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특수효과가 작동하면서는 어딘가 이질감을 느껴버리고 말았던 것인데요. 특히 피를 빨아먹는 검은 곰팡이의 액션이 영~ 어설펐습니다.
특수효과야 영화가 나온 지 12년이 지났으니, 그러려니 넘겨볼만한 하지 않냐구요? 으흠. 그것이 CG인지 스톱모션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물과 배경의 조화가 아슬아슬하다는 기분이 없지 않은 마당에 이질감이 느껴지는 곰팡이 액션을 보자 흥이 깨져버렸습니다. 특히 이전에 나온 작품 중에 더 멋진 특수효과를 자랑했던 영화들이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다른 분들은 과연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지 궁금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 작품은 좀비물이냐구요? 음~ 좀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제 입장에서는 좀비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럼 어떤 작품이냐구요? 으흠. 번안된 제목을 보면 마치 감독의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 시리즈’를 떠올리기 충분하지만, 실제로 작품을 만난 입장에서는 기존의 좀비물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확인해보기로 했는데요. 영어제목인 ‘Mortuary’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영안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결론을 내리면 이번 작품은 ‘토브 후퍼 식의 좀비물(?)’이라고 하고 싶은데, 다른 의견 있는 분 있나요?
위의 즉흥 감상에 살짝 무게가 느껴지는데, 그 이유를 알려달라구요? 음~ 결론부터 말하면 감독이 ‘2017년 7월 16일’에 사망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의 앞선 작품들을 ‘추억의 명작’으로 기억하는 ‘각인된 감독’으로 그의 작품들을 즐겼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이번 영화는 어딘가 배신감 같은 기분이 없지 않았다고만 적어봅니다.
영화 소개 글을 보면 ‘정체불명의 거머리’가 나온다고 하는데, 혹시 영화 ‘나이트 크리프스 Night Of The Creeps, 1986’도 봤냐구요? 호오. 분명 그 작품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머리가 나타나 사람을 산송장으로 만들고 있었는데요. 마침 지인 분을 통해 최근에 만나본 작품이었는데, 그거 재미있더군요. 아무튼, 이번 작품에는 ‘거머리’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저 정체불명의 검은 액체가 사람들을 변이시키고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영화 ‘다크니스 Phantoms, 1998’에 등장하는 ‘태고의 적’과 친척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럼, 말이 나온 겸에 영화 ‘나이트 크리프스’의 감상문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이번 작품은 감독의 이름과 함께 하는 기대감을 잠시 내려놓고 만나길 권해봅니다.
덤. 고향에 가기 위한 버스표를 예매했습니다. 하마터면 표를 못살뻔 했는데요. 혹시 추석연휴동안 멀리가시는 분들은, 지금이라도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TEXT No. 2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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