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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살인자의 기억법, 2013
지음 : 김영하
펴냄 : 문학동네
작성 : 2017.11.19.
“당신만의 기억은 안녕하십니까?”
-즉흥 감상-
전체적으로 붉은 바탕의 한 귀퉁이로, 층층이 다른 색의 보도블럭을 걸어가는 검은 옷의 사람이 그려진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25년 전부터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고 있다는 한 남자의 독백으로 시작의 장이 열리는데요. 알츠하이머로 인해 사라져가는 기억을 어떻게든 기록하고 싶었기에, 시를 가르치는 문화센터에 다니며 병원에 다니는 중임을 밝힙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벼운 접촉사고와 함께, 인근 마을에서 발생하고 있는 연쇄살인마에 대한 단서를 손에 넣게 되지만…….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원작은 어땠냐구요? 음~ 표시된 것만 173쪽으로 그리 두껍지도 않았고, 영화를 먼저 봐서 그런지 그냥 술술 읽혔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을 영상으로 옮기기 위해 영화와 관련된 분들이 정말 고생했을 것이라 생각되었는데요. 먼저 만난 두 개의 영화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원작! 감히 추천장을 내밀어봅니다!
영화와 비교하면 어떤 차이점이 있었을지 궁금하다구요? 음~ 영화에서의 ‘민태주’는 소설에서 ‘박주태’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친구마냥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안소장’과 주인공의 딸 ‘은희’는 전반적으로는 비슷했으나 핵심설정이 달랐는데요. 그밖에도 여러 부분에서 크고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만 더 적어버렸다가는 미리니름이 되고 마니, 궁금한 분들은 직접 영화와 책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하는군요.
그럼 소설에서도 영화처럼 주인공이 과거의 연쇄 살인자이긴 하냐구요? 그렇긴 합니다. 하지만 25년 전까지의 살인만은 확실히 그가 저질렀을 뿐, 그 이후에 발생했던 사건에 대해서는 정황증거만 있었는데요. 내용을 봐서는 ‘최근에 있었던 연쇄살인사건’이 실제로 있었을 지가 더 의문이었습니다. 특히 ‘멍멍이’를 둘러싼 진실공방을 비롯하여 주인공이 기억하고 또 기록했던 이야기들이, 현실과 망상을 넘나들었기 때문인데요. 영화와는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경찰 대학교 학생들의 방문이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 소설에서는 어땠냐구요? 음~ 영화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이용해 범위를 줄여나갔기에, 하필이면 주인공을 찾아왔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 부분에서 ‘안 소장’ 아니 ‘안 형사’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는 등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에서는 신화나 철학을 통해 주인공이 자신의 상태를 서술하는 부분이 나오던데, 영화에서는 어땠는지 궁금하다구요? 아! 순간 영화의 감상문을 찾아오신 줄 알았습니다. 아무튼,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이 빠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각색하는 과정에서 어렵거나 시점이 흩어지게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과감하게 도려낸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먼저 영화를 만나고 원작을 펼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일반판에서 감독판으로, 그리고 소설은 심화판으로 말이지요! 크핫핫핫핫핫핫!!
혹시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 본 적 있냐구요? 이번이 첫 번째 책입니다. 사실 한국 작품을 상대적으로 적게 만나는 편이라, 영화가 아니었으면 읽어볼 생각도 없었는데요. 뜻밖의 만남을 통해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들도 한번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럼, 우선은 읽고 있던 다른 책의 마침표를 확인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문득 ‘뇌피셜’이라는 단어에 대해 공부를 하게한 작품이었다는 것은 비밀입니다! 크핫핫핫핫핫!!
TEXT No. 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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