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 2016

지음 권만복 목사

펴냄 북타임

 

선입견의 안경을 벗어보며…….”

-즉흥 감상-

  

  마치 할아버지가 잠자리에서 들려주시는 옛날이야기를 읽는 기분이었습니다물론 개인적으로 옛날이야기는 할머니의 전공이었지만 말입니다. 아무튼한국 근대 현대 문학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 듣는 기분으로 읽어볼 수 있었는데요세권으로 두툼하게 펼쳐지는 인생의 기록에그저 감탄을 연발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목사님이 쓴 책이라기에 종교와 신앙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 고민했습니다하지만 그림과 함께 시작되는 고향산천의 추억은 저에게 선입견의 안경을 벗으라고 속삭이고 있었는데요비록 살아온 시대가 다를지라도막연하게나마 남아 있는 고향의 추억을 떠올려볼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물론 종교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어린 시절과 민족 수난 시대를 다룬 다른 이야기처럼이것 역시 흘러가는 이야기마냥 언급될 뿐이었는데요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분들은직접 책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가진 고향의 추억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구요시골의 친척집을 방문해 소가 먹을 여물을 쑤는 것을 보았던 것수박을 캐기 위해 비를 맞으며 밭으로 달려 나갔던 것원두막에서 모기장과 모기향을 준비했음에도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것 등이 있는데요지은이와 살아온 시대가 다르지만뒷동산을 구르고 숲속을 거닐며 메뚜기볶음을 반찬으로 맛있게 먹었던 감성 면에서 조금 닮았지 않았을까 합니다물론시대의 아픔으로 생각한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요.

 

  책의 분위기는 그냥 담담했습니다추억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무조건 옛날이 좋았다라고 미화하거나일제강점기나 6.25와 같은 민족의 아픈 역사를 말할 때도 참혹한 상황만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그저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함께 희망을 속삭이고 있었는데요부분적으로 반복되는 듯한 이야기는 같은 상황이라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으며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다라는 것을 말하는 듯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고향이란 무엇일까요사전을 열어 그 내용을 확인해 봅니다그러자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처음 생기거나 시작된 곳.’이라고 하는데요책의 내용으로 보면 맞는 풀이지만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도 해당되는 의미인지는 고민의 시간을 가져 봐야하지 않을까 합니다물론 태어난 고장에서 계속해서 살아온 이들도 있겠지만저만 해도 그렇지 않은 경우인데요고향이라부디 지은이가 살아온 시대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해선 안 될 것입니다.

 

  지은이의 다른 책으로 빛은 어둠을 뚫고’, ‘오직 푯대를 향하여’, ‘소명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던데혹시 아는 내용있냐구요모르겠습니다뭐랄까요저를 종교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다가왔던 거리의 전도사분들과의 추억이 떠오르는데요그들의 목적인 저를 망각한 채 서로 언성을 높여 다투시는 걸 본 이후로 종교에 대한 선입견이 생겼었습니다하지만 권만복 목사님의 다른 책이라면궁금해지는군요.

  

  그럼예상과는 달리 즐거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선입견의 안경을 벗은 상태에서 다시 이 책을 읽으면 또 어떤 기분일지함께 감상해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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