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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가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8월
평점 :
제목 : 학생가의 살인 學生街の殺人, 1987
지음 : 히가시노 게이고
옮김 : 김난주
펴냄 : 재인
작성 : 2017.04.11.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닐 것이니.”
-즉흥 감상-
마을의 지도를 연상케하는 그림이 그려진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아이를 지웠다는 사실에 의견이 갈리는 커플로 시작의 장이 열리는데요. 그중 남자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주며 시작의 장을 엽니다. 그의 이름은 ‘고헤이’. 부모님께는 대학원에 다닌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2년째 휴학 중으로 학생가에 있는 찻집 ‘푸른 나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이 일하던 사람이 시체로 발견되는 것도 모자라, 여자 친구까지 주검으로 발견되는데요. 어딘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조사를 시작하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전혀 예상 밖의 상황이었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학생가’가 뭐냐구요? 음~ 우리식으로 말하면 ‘대학로’라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반인보다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를 말하는데요. 대학교 근처에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 이 부분은 그런 곳에서 자취의 경험이 있는 분들께 분위기의 설명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아무튼, 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학생가는 밤만 되면 ‘고스트 타운’마냥 인적이 사라지는 곳으로 묘사되는데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 학생들이 고향에 돌아가기도 하지만, 뒷골목(?)에 해당하다보니 더욱 삭막한 공간으로 느껴졌습니다.
이번 작품은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인지, 아니면 한권으로 끝나는지 궁금하다구요? 음~ 우선 ‘새로운’이라는 단어는 잠시 옆으로 밀어 두셔야할 것 같습니다. 국내에 소개된 것이 2014년이라서 그렇지, 처음 이 작품이 나온 것은 30년 전인 1987년이기 때문인데요. 읽으면서 어디선가 구수한 맛(?)이 난다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 오래된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놀랐습니다. 아무튼, 이번 책은 한권으로 끝나는 이야기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인 ‘고헤이’의 사회인으로서의 뒷이야기가 나왔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검색해봐서는 이어지는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데요. 혹시 제가 모르는 정보를 알고계시는 분은 살짝 찔러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공학적 전문지식을 펼쳐 보이고 있을지 궁금하다구요? 음~ ‘의사 등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의 지식이나 추론 방법을 컴퓨터로 옮겨 넣어서 전문가 이외의 사람들도 이와 같은 지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인공지능 시스템의 일종’인 ‘엑스퍼트 시스템 expert system’이 언급되긴 하지만, 중요한 부분으로 나오진 않습니다. 그저 ‘인간관계’가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가에 대한 ‘소품’정도로 등장하는데요. 반전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하나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또 다른 진실이 있음을 속삭이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고만 적어봅니다.
마지막 부분에 보면 폴롱의 그림으로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작품이 언급되는데, 어떤 그림인지 궁금하다구요? 음~ 한글로 검색하니 나오는 게 없어서 프랑스어로 검색을 했습니다. 그 결과 ‘Jean-Michel FOLON’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아마 이것이지 않을까’ 싶은 그림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과 ‘내일’은 책에서 묘사된 것과 비슷한 것을 찾았지만, ‘어제’는 확실하지 않아서 그러니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작품은 어떤 자세로 만나면 좋을지 알려달라구요? 음~ ‘해설’을 포함해 표시된 것만 571쪽으로 두툼하지만, 마음 편하게 읽으실 것을 권해봅니다. 아무래도 분량만큼이나 호흡도 길고, 사건도 다중으로 꼬여있으며, 죽어서 말을 할 수 없는 이들의 진실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답답하다고 마지막 부분만 읽어버리면 내용 파악이 어려울 수도 있으니, 흘러가는 대로 책장을 넘기시기 바랍니다.
그럼,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 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 2002’을 마저 읽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떤 것을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TEXT No. 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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