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캐빈 피버: 페이션트 제로 Cabin Fever: Patient Zero, 2014
감독 : 카리 앤드류스
출연 : 숀 애스틴, 커리 그레이엄, 라이언 도노후 등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작성 : 2017.01.11.
“어, 음. 그러니까 결국 피해자만 남는 이야기입니까?”
-즉흥 감상-
작품은 비 내리는 어느 날 밤. 숲속에 있는 오두막에서 발생한 참사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정신이 들어 자신을 제외한 가족모두가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버렸다는 사실에 절규하는 남자는 잠시, 외딴 섬의 연구시설에 감금되었음을 알리는군요. 한편,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열대의 어느 섬에 도착하는 청년과 그의 친구들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넘기는데요. 총각파티를 위해 무인도에 도착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사신의 보이지 않는 손짓이었는데…….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제목의 의미가 궁금하시다구요? 음~ 초반부터 사전적 정의를 적는 것 말고 상상의 시간을 함께 가져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개인적으로는 cabin은 ‘오두막’, fever는 ‘흥분’으로 생각하고 영화를 시작했는데요. 공포영화이고 결혼식을 준비한다기에 ‘오두막에서의 뜨거운 밤을 보내다가 봉변을 당하는 이야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질병의 최초감염자’를 의미하는 Patient Zero라는 작은 제목을 보자 ‘그렇다면 좀비물인가?!’라며 기대를 품었는데요. 으흠. 사전을 열어보니 cabin fever는 ‘초조, 소외감, 밀실 공포증’이었으며, 내용을 통한 Patient Zero는 영화에서 발생한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자 상황의 분위기를 읽는 방법에 대한 힌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니, 영화에 집중을 해달라구요? 음~ 총각파티를 위해 외딴섬에 들어간 청년들에게 비상사태가 발생했지만 외부와의 통신이 단절되었다는 점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다는 경고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과학자들의 모습에서, 그리고 최악의 바이러스를 마주할 인류의 구원자가 될지도 모를 한 남자의 입장 모두가 cabin fever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받아들였는데요. 그래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는 분들은, 직접 작품을 만나시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이 영화에 좀비가 나오냐구요? 음~ 안타깝게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피부와 근육조직이 녹아내리는 사람들이 등장할 뿐인데요. 지독한 스트레스와 함께 다소 폭력적으로 변하긴 하지만, 좀비가 아닌 이성을 지닌 평범한 인간들만 등장했습니다. 그러니 좀비물에 대한 환상을 품고 이번 작품을 집어 드셨다면, 살포시 내려놓으시는 것도 권장해보는군요.
그건 그렇다 치고 이 영화가 재미있었는지를 알려달라구요? 음~ 한번은 볼만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기도 했는데요. B급 영화에서 큰 걸 바라면 안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고립된 환경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B급 정서로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것을 말해줄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서인지, 아니면 그것을 속삭여줄 고어함이 약해서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감독의 연출력이 부족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두 번 이상 볼 영화는 아니었다고 적어봅니다.
마지막 부분이 이해되지 않아서 그러는데, 설명을 부탁하신다구요? 음~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사라진 마당에 누군가 옆에서 ‘당신이 인류를 구할 수 있는 희망이오!’라고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 현생인류의 미래를 위해 한목숨 바치시겠습니까? 아니면 신이라도 된 듯 절대적인 권한을 누리시겠습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희망 따위 X까라고 하시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심정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다른 의견 있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럼, 영화 ‘피어, 아이엔씨. FEAR, INC., 2016’의 감상문으로 이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문득 보다 말았던 미드 ‘Z 네이션 Z Nation’의 ‘머피’가 떠오르는 것이, 으흠. 이어달리기를 다시 해봐야하나…….
TEXT No. 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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