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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행 - 사람의 숲을 거닐다
김정길 지음 / 돋을새김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제목 : 3인행 - 사람의 숲을 거닐다
저자 : 김정길
출판 : 창비
작성 : 2006.06.03.
삼인행
三人行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삼인행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부선자이개지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살펴 스스로 고쳐야 한다. 좋은 것은 좆고 나쁜 것은 고치니 좋은 것도 나의 스승이 될 수 있고, 나쁜 것도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
논어論語 술이편述而篇 & 본문 중
아웅. 역시 독서라는 것은 환경이 참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는 하루 종일 읽어도 한권 읽기 힘든 것이 요즘 현실인데, 앞선 ‘소풍’이라는 산문집에 대한 감상기록을 끝마치고 자리를 옮겨, 등받이가 있는 그늘진 벤치에 앉아 한 편 한 편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어느덧 마지막 장을 덮는 기분이란 아아.
그럼 인생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스승이란 존재에 대한 고찰이 담긴 감상 기록을 조금 소개 해보고자합니다.
이 책은 감상기록의 시작 부분에도 있는 저런 그저 복잡하고 머리 아프게만 보이는 것을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기준으로 이미 인생선배라고 할 수 있는 어떤 한분이 자신의 인생에서 많은 영감을 주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한 에세이입니다. 그렇다고 앞서 읽은 적이 있던 ‘니콜라 테슬라TESLA : MAN OUT OF TIME, 1981’과 같은 전기문이 아닌, 저자가 본 인생의 지표가 될 수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이 재미있게 정리되어있었습니다.
발레리나 강수진, 천재수학자 히로니카 헤이스케, 안철수 박사 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긴급구조 단체의 요원으로 살고 있는 한비야 님 등 살아가면서 최소 한번이라도 그 이름들 들어보았을 듯한 열일곱 분의 이야기. 그중 개인 적으로 두 산악인인 박정헌, 최강식 님의 이야기는 뭔지 모르게 짜릿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 만남이 좋다가도 나쁠 수 있고, 나쁘다가도 좋을 수 있는 등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한 존재를 증명해보이곤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만나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책이나 영상물과 같은 기록된 것으로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야할 지표를 발견하기도합니다. 거기에 이번 책을 읽고 나서 특히나 느낀 것은 가장 가까이에도 분명 나의 스승이 될 사람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또한 그렇기에 많은 것을 해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하나 분명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사람들과의 만남에 약간이지만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저 일지라도, 혼자서는 저 자신에 대한 증명을 할 수도 없거니와 과감할지라도 새로운 시도에 대한 용기를 그리 쉽게 얻지 못한다라는 것을 요즘에 들어서야 실감하고 있다 랄까요? 아아 늦게나마 저도 철이 좀 들려나봅니다(웃음)
이렇게 저는 이번의 책을 통해서 많은 멋진 사람들을 만난 한 분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만 해도 세 명의 사람을 더 만나기로 했군요.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했는데 제 감상문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인생의 길을 같이 걸어갈 좋은 스승님이 곁에 계신지 아프지 않게 살짝 물어보고 싶어지는군요. 만일 없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일단 가장 가까이로 시선을 돌려보시는 겁니다.
그럼 일요일의 느긋한 오전, 도서관을 끼고 있는 작은 공원의 그늘진 벤치에서 또 한 번의 독서삼매경에 빠져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