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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레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6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제목 : 리그레션 Regression, 2015
감독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출연 : 엠마 왓슨, 에단 호크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6.07.17.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들으며, 생각하는가?”
-즉흥 감상-
작품은 ‘1980년부터 만연하기 시작한 악마 숭배 의식으로 인해 여러 지역이 혼란에 빠졌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안내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1990년 10월 14일. 집이 아닌 교회에서 지내기 시작한 딸아이가 서명한 서류라면서, 경찰서에 소환된 한 남성을 보이는데요. 이유인즉, 집에서 악마 숭배의식을 치루고 있었고, 자신은 그 피해자라며 아버지를 고발한 것인데…….
오. 이번에는 신들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악마 숭배 의식’과 관련된 심리 스릴러였습니다. 반종교의식이 벌어지고 있었으며, 그 속에서 미성년자가 피해자임을 자처하자 수사가 진행된 것인데요. 증거를 확보하고자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말에 도착하면서는 확보한 증거조차 신빙성에 물음표를 던지게 되는데요. 음~ 볼만한 영화를 찾고 계신 분께 조심스레 내밀어볼까 합니다.
글쎄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하지만, 사건 그대로를 영화로 담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보니 다만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형사가 떠올린 문제점에 대해, 그것까지 사실이었냐를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차라리 ‘실화’라는 것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사건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기 편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반전에 해당하는 설정이 사실이었다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새로움을 더해볼 수 있었을 것인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궁금해지는군요.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구요? 음~ 글쎄요. 우리는 모두 스스로 증거를 조작하고 있을 뿐이다? 아니면, 악마 숭배 의식은 사실 ‘마녀 재판’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사건의 핵심에 있었던 ‘퇴행최면요법’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모르겠습니다. 영화가 어디까지 사실을 참고 했으며 어디서부터 감독만의 재해석이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보니,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담은 기록을 알고계신 분은, 살짝 찔러주시기 바랍니다.
글쎄요. 영화 ‘컨저링 2 The Conjuring 2, 2016’에서도 보면 ‘기록 영상’을 두고 찬반 의견이 갈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증거를 확보하기로 했던 편에서는 소녀가 부엌을 엉망으로 만드는 장면을 잡았다고 하고, 소녀 쪽에서는 관찰자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그것’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하는 부분인데요. ‘기록과 조작’이라는 부분에 있어,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에서 이야기되는 사건이 또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 보면 ‘사건의 여파가 없어질 때까지 비슷한 사건들이 이어졌지만, 악마숭배의식에 대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퇴행최면요법은 기억오류의 발생 등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멘트가 나오는데요. 물리적인 증거가 남지 않은 사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들으며, 판단해야할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입니다.
무슨 영화 한편을 보면서 뭘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냐구요? 단순히 오락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는 몰라도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라고 하면 묘하게 신경 쓰입니다. 아마도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는 영화를 보고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들을 만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요즘은 다큐멘터리까지 영화처럼 만드는 세상이니, 편집의 위력에 휘둘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럼, 제목인 regression 은 ‘퇴행, 퇴보, 회귀’의 의미가 있음을 마지막으로 적으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결국 피해자만 남고 모든 것이 원점이 되어버린 사건이, 제 이야기가 아님에 안도감을 느껴봅니다.
TEXT No. 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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