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곡성 哭聲, THE WAILING, 2016
감독 : 나홍진
출연 :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6.07.03.
“당신은 낚는 자인가, 아니면 낚이는 자인가?”
-즉흥 감상-
작품은 ‘누가복음 24장 37-39절’의 말씀에 이어, 노을을 벗 삼아 낚시를 하고 있는 남자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갑작스러운 호출로 새벽의 단잠에서 깨어나는 경찰관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건네는데요. 예상을 벗어난 엽기적인 현장에 질겁하더라는 것도 잠시, 묘~하게 마음에 걸리는 증거들에 나름대로 사건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심증을 통해 물증을 확보하려던 노력 중, 이번에는 딸아이에게서 이상한 징후를 발견하게 되지만…….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시작부분에서의 성경구절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 싶다구요? 음~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선입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논리적으로 생각해보아 답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선입견은 그저 비논리적인 우문이라구요? 이 세상은 다수결이라는 집단원리로 움직일 뿐이라구요? 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구요? 다양한 의견 감사합니다. 그렇듯 이번 작품에는 팔랑귀를 가진 주인공이 상황의 다양한 관점에 휘둘리면서 경험하게 되는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받아들였는데요. ‘진실이야 어찌 되었건 결국 개인이 보고 듣고 생각하는 것대로 세상을 바라볼 뿐’임을 말하는 구절이 아닐까 합니다.
무당끼리 싸워서 뭐가 이득이 있을지 의문인 작품이었다구요? 음~ 글쎄요. 정말 무당끼리 기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였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각자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비슷한 짓을 하다가, 피를 보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용하다는 마을의 박수무당은 사실 산전수전 다 경험한 만렙 사기꾼, 외지인인 일본사람은 몸속에 악마를 품고 타국의 깊은 산속에 은둔중인 입장, 의사소통이 조금 힘들어 보이는 젊은 여인은 사실은 산신이나 토지신이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니, 미리니름이라 생각하신 분들 또한 팔랑귀라고 생각해볼까 합니다! 크핫핫핫핫핫핫!!
결국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건데, 그럼 제목으로 바라본 이번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구요? 음~ 사실 처음에는 ‘슬피 우는 소리’를 의미하는 ‘곡성’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용 중에 지명이 ‘곡성’임을 말하자 잠시 혼란에 빠졌는데요. 감상문을 쓰면서 제목을 확인해보니 哭聲도 그렇고, THE WAILING 또한 처음에 생각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맺힌 울음소리로 하여금 그것을 해소하는 내용이기보다는, 이제부터 시작 될 악몽의 전초전이라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부디 후속편을 통해 정리되지 못한 떡밥이 회수되었으면 합니다. 최소한 그들의 정체만이라도 말입니다.
극중에서 스마트폰이 나오는 시대인대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너무 원시적 이었다구요? 음~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서도 저에게 길을 물어보셨던 분과의 추억이 있습니다. 즉,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인간은 그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외부와 소통이 단절되어있는 산골 동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도심에 살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랄까요? 개인적으로는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몸에서 붉은 발진이 일어나는 모습을 본 순간 CDC, 그러니까 질병관리본부를 먼저 떠올렸는데요. 아이가 아파도 큰 병원에 가기보다 용하다는 무당을 먼저 찾을 정도였으니, 공포로 인해 마비된 이성이 만들어낸 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군요.
그럼, 종교나 철학적인 논쟁은 다른 곳에서 따로 해주셨으면 한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혹시 작품에 대한 다른 의견 있으신 분은,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덤. 오늘은 제 양력 생일입니다. 비도 오고, 홀로 먹는 치킨은 맛나군요! 크핫핫핫핫핫핫!!
TEXT No. 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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