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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도둑 - 이토준지 공포만화 콜렉션 2
이토 준지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 : 얼굴도둑かお どろぼう - 이토 준지 공포 만화 콜렉션 02, 1998
저자 : 이토 준지
역자 : 고현진
출판 : 시공사
등급 : 15세 이상
작성 : 2006. 04. 04.
“오옷! 뭔가 상큼한 기분!!”
-즉흥 감상-
특별히 바쁘거나 힘든 일도 없는데도 엄청 피곤한 기분의 하루였습니다. 그것은 4월의 시작에 있었던 야유회로 있었던 모처럼의 장거리 이동 때문이었을지, 아니면 촉촉한 바다 비를 맞으면서 낚시를 해서인지 아무튼 피곤하군요.
그래도 퇴근 후 가만히 있자니 심심하고 저녁 먹고 운동 나가기 전에 시간도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몇 자 적어보고자 노트북 앞에 앉아봤습니다. 사실은 TV에서 영화 ‘그린 마일The Green Mile, 1999’이 하기에 한번 보기 시작하면 그만 그 자리에 붙어버릴 것만 같아 도망쳐 나온 것이지만요(웃음)
한 성격할 것 같은 여학생이 전학 오는 것으로 이번 작품이 문을 여는군요. 그런데 그 반에 외모부터 모든 것이 완전히 같은 두 여학생 중 한명이 전학생 옆에 앉겠다고 합니다. 사실 그 소녀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얼굴을 훔치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얼굴도둑], 자살한 딸의 꼴 보기도 싫은 애인을 향한 경고로 무덤에 허수아비를 심는 아버지, 그런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허수아비에 머리카락이 자라기 시작하더니, 결국 무덤 주인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하는데…… [허수아비], 자살을 시도했던 아내가 남편으로 인해 살아나지만, 오히려 왜 살렸냐며 잠꼬대를 합니다. 그리곤 자살자들이 남겼다는 유서의 경고에 따라 실종 되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낙하]. 1년간 교제하다 일방적으로 차이게 되는 한 남학생의 이야기. 남학생은 자신의 팔목부터 시작해 붉은 색의 실이 바느질 된 것 처럼 나타나자 놀라고 맙니다. 이것은 과연 운명의 붉은 실인 것일까, 아니면 전쟁에 나가는 남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천인침’일 것인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빨간 색의 끊어지지 않는 실은 소년을 잠식하기 시작하는데…… [붉은 실], 기억을 잃어버린 한 여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남자가 그녀의 기억을 찾아주고자 노력하는군요. 하지만 드러나는 진실은 그녀의 뇌를 한 번 더 초기화 시켜버리고 마는데…… [조상님],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자신의 얼굴모양과 같은 모습의 거대풍선이 주인공을 쫓기 시작하는 이야기. 과연 이 괴이한 사건의 결말은…… [공포의 기구(氣球)]
오우, 토미에 시리즈와 소용돌이 시리즈에 중독되었긴 기분이 해소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오랜만에 보는 이번 단편집은 뭔가 상큼한 기분이 다 들더군요(웃음)
에. 뭐. 그렇다고 해도 무엇인가 깊게 생각해볼 거리가 없는 정말이지 섬세하면서도 엽기적인 상상력이었다는 것뿐, 별로 남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마지막장을 넘기는 그 순간 ‘허망함’만이 가슴 속을 배회하는 기분이었다랄까요? 결국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해서 별다른 대응책 하나 만들지 못하고 마지막을 맞이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아. 하긴, 너무나도 일상적인 것이 어느새 통제 불가능의 상황이 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없어야만 공포에 질리게 되는 것이군요?(응?)
아무튼 이번에도 이토 준지 님 특유의 어둠을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무엇을 하나 하더라도 그리 명확한 기분이 드는 것 하나 없어 답답했는데, 이번에는 뭔가 해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역시 뭔가 정지된 듯한 생활에는 작은 돌멩이 하나 던져줘야 하는가 봅니다(웃음)
어디보자. 다음 차례는 역시나 겨우 구하게 된 베르나르 베르베르님의 만화책 ‘개미Les Fourmis, 1994’를 소개해드리게 되겠군요. 그럼 ‘무한 감상의 영광!!’을 외치며 앞선 ‘EXIT, 1999~2002’보다도 더 큰 만화책을 집어 들어봅니다.
Ps. 스티븐 킹 님의 소설 ‘죽음의 지대The Dead Zone, 1979' 한국 출시본이 수중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흐음. 표지가 정말…… 그나마 요즘은 출판사들도 SF나 공포 장르에 대해 많이 신경을 써주시는 분위기이니 옛날일은 옛날일이라 생각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