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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카 : 수퍼비트 [dts] - 할인행사
앤드류 니콜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 : 가타카Gattaca, 1997
감독 : 앤드류 니콜
출연 : 에단 호크, 우마 서먼, 알란 아킨, 주드 로, 로렌 딘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6. 01. 14.
“형아, 영화 하나 안 볼래? 제목은 가타카고 일본 SF같아.”
“가타카? '고티카Gothika, 2003'는 아니고? 일본 SF? 어디서 많이 들어본 제목 같은데, 흐음.”
겨울비(?)가 촉촉이 내리는 어젯밤. 동생의 콜 사인을 받은 저는 어머니와 함께 학교로 동생을 데리러 갔었습니다. 그리고 위의 대화는 차에 탄 동생과의 대화였지요. 그렇게 집에 도착해서 조용한 감탄을 연발하며 감상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하느님이 행하신 일을 보라,
하느님이 굽게 하신 것을 누가 능히 곧게 하겠느냐?"
- 전도서 7장 13절 -
"우리가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지만 자연도 우릴 바꾸려 할 것이다."
- 윌리암 게리린 -
이렇게 의미심장한 말씀으로 시작 되는 영화는 우주비행을 위해 우성유전자를 가진, 그러니까 나쁜 유전자를 제거해 완벽한 존재로 태어난 인간들을 관리하는 회사인 ‘가타카’의 소개로 이어집니다. 출근 시 지문 인식기 마냥 피 한 방울을 제시하며, 소변 검사를 통해 신분을 확인하는 모습의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는 가타카. 그 속에서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서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의문의 살인 현장의 발견과 함께 조용히 문을 열게 됩니다.
시험관 아기로서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자연 분만의 ‘부적격’자 빈센트 안톤, 하지만 열성 유전자를 가진 그는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운명에 말하지 못하는 분노를 가슴에 품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과는 달리 ‘신의 아이’로서 세상에 태어난 동생과의 수영 내기에서 처음으로 이기게 되고, 그 결과에 용기를 얻은 주인공은 집을 나가 온갖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티카의 청소부로 들어간 그는 우주를 여행하고픈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브로커를 만나게 되고, 제롬 머로우라는 이름의 다른 사람으로서 살기를 각오하게 되는데…….
출생시의 피 한 방울로 한 사람의 인생이 결정 된다. 적격자와 부 적격자로 갈라져 차별 아닌 차별을 받게 되는 사람들. 이것은 외모지상주의의 일면에 숨어있는 엘리트 지상주의를 말한 작품으로서 저는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작은 돌멩이를 던져 파문을 일으키기 시작하는 최고의 엘리트,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부적격자인 주인공이 펼치는 숨 막히는 심리전.
분명 몇 년 전에 이 작품을 봤다면, 조금씩 밝혀지는 유전자지도와 관련된 암울한 미래의 비전이라 생각하며 볼 수도 있었겠지만, 역시나 요즘처럼 황 교수님의 사회 파장과 함께 이 영화를 보고 있다 보니, 슈퍼맨의 복제에 관한 끔찍한 상상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저는 인간 복제에 대해서 유전자 지도가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의 예를 들며 ‘정신은 복제할 수 없다’라고 믿고 있지만, 글쎄요. 요즘 들어 간혹 여러 작품 속에서 보게 되는 ‘기억의 증명’에 대한 이야기까지 접하다보니 사실상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럼 자신의 꿈을 향해 모든 사회제약을 이겨낸 주인공이 한 말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것을 마지막으로 감상 기록을 마치고자합니다.
“난 되돌아갈 힘을 남겨두지 않아서 널 이기는 거야.”
Ps. 영화 ‘A.I. Artificial Intelligence, 2001’에서 처음 섹스 머신으로 만났던 주드 로의 ‘날개 잃은 완전한 인간’의 연기를 보고 있자니 뭔가 반가운 기분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