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1~13화 전편 보급판 박스세트 - (5 Disc)
나카무라 류타로 감독 / 매니아 엔터테인먼트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 : 레인Serial Experiments Lain TV시리즈
감독 : 나카무라 류타로
원작 : 코나카 치아키
각본 : 코나카 치아키
등급 : 13세 이상
작성 : 2005. 12. 16.

 
"기억에 없다면 없었던 일인가……"
-즉흥 감상-

 
  오랜만입니다. 아마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나 미쳐버렸던. 그리고 추억 속의 그녀를 통해 알게된 작품이군요. 처음에는 VCD. 다음으로는 조금 더 고화질. 그리고 세월이 흘러 DVD급의 화질로 만난 작품. 아아. 지난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향상된 사운드와 화면에 작품의 내용이 합주를 하기 시작하자 저는 그저 행복함의 비명을 지르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럼 이유 모를 반항의 시기에 충격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그림자 속의 검붉은 얼룩과 밝은 빛 속의 어두운 얼룩. 도심 속 번화가의 한 귀퉁이에서 한 소녀가 투신자살을 하는 것으로 작품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그 죽은 소녀로부터 E-mail이 온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는군요.
  조용한 분위기의 작은 소녀 이와쿠와 레인. 그 소녀 또한 죽은 자로부터 메일을 받게됩니다. 그리고 그녀를 중심으로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차세대 정보통신망 와이어드Wired와 현실을 말하는 리얼 월드Real world. 이 양 세계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인격의 '레인'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하나가 되어가고, 모든 이야기는 통제의 영역을 벗어나게 되는데……

 
  기억과 존재성에 대한 고찰. 저는 이렇게 받아들였습니다.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저 자신을 잃어버릴까 걱정하며 '기록'이라는 것을 소중히 하고 있다지요. 그렇다고 과거에 집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현재의 증명을 위해 과거를 말하는 기억을 소중히 한다는 것이지요.

 
  문득 예전에 '사이버 윤리'에 대한 멋대로 적은 레포트가 생각났습니다. 뭔지도 잘 모르면서 '태극의 상호보완'과 '프로이드의 리비도'에 대한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내용. 그리고 최근의 공익광고에서도 말해지는 '가면'의 이야기까지. 우리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순간 어떤 모습으로 자신을 말하게 되는 것일까요?

 
  웅웅거리는 고압전류의 잡음. 그리고 역사 속에 있을법한 X-files같은 자료들의 조합으로 펼쳐지는 통신망의 미래에 대한 비전. 거기에 이 모든 것을 노래하는 듯한 영국 boa라는 밴드의 노래 DUVET. 아아. 그저 놀라우리 만치 끔찍한 상상력을 즐겨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하지만 '인터넷'과 각종 통신 시스템으로 하여금 거리의 개념이 사라져 가는 현대의 삶 속에서 우리는 과연 자기자신의 정체성에대해여 무엇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이젠 홍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보의 해일 속에서 말입니다.

 
  그럼 가슴속에 은은히 메아리치는 말을 마지막으로 감상기록을 마치고자합니다.

 
"어디에 있던지. 사람들은 이어져있는 거야."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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