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숲 [dts]
송일곤 감독, 감우성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 : 거미 숲Spider Forest
감독 : 송일곤
출연 : 감우성, 서정, 강경헌, 장현성, 조성하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5. 08. 30.

 
  전역 후의 휴학 연장을 위해 대략 2년 만에 대학교라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이런 저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지도교수님과의 면담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교수님을 찾아가 보았지만, 자리에 안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늦어도 좋으니 저녁에 뵙기로 하고 일단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다음날 자대로 복귀해야하고 학교가 집에서 차로 50분 거리의 외각지대라는 등 그리 여유를 가지기 귀찮은 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3시간의 공백. 마침 학교 도서관의 멀티미디어실에서 영화를 시청했었던 것을 기억해내고 한편의 영화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예전에 극장에서 '알 포인트R-Point'와의 선택을 저울질했었던 영화 '거미 숲'.
  하핫. 그럼 그때부터 쭉 보고 싶었던 공포영화를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눈발이 흩날리는 밤의 숲. 곧게 키가 큰 나무들이 인상적인 어두운 숲 속에서 한 여인의 뒷모습이 보이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한 남자가 숲 속에서 눈을 뜹니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숲 속의 집에 들어서게 되는 그는 피 튀긴 살육의 현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거실의 남자시체를 피해 방안으로 들어선 그는 죽어 가는 애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국 그의 품안에서 숨을 거두는 여자. 그리고 살인자로 추정되는 누군가를 발견하게되는 그는 마침 주위에 떨어져 있던 낫 하나 주워들고 그 뒤를 추적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가 둔기에 맞고 쓰러지게되는…… 것에서부터 숲 속에서 눈을 뜨는 것으로 이어지는군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터널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 그러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14일 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는 그는 형사 친구에게 사건을 하나둘씩 이야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건의 진실은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서 그에게 다가오는데…….

 
  클라인의 병처럼 입구가 곳 출구이며, 출구가 곳 입구라는 이론을 떠올리게 만든 영화. 폐쇄된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마주치는 자신의 그림자와의 좇고 좇기는 추적. 두개의 연속성을 지닌 선택을 위해 같은 시간 속에서 끝없이 돌고 도는 공포의 이야기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한번 그냥 보는 것만으로는 생각보다 혼란스러운 작품 같다는 기분이 드는군요?

 
  기억. 흘러가는 시간 속의 자신의 인생을 증명한다는 것. 하지만 그 기억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신용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인지 때론 전혀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우연히 반갑게 인사를 건네올 때마다 죄송스러운 한편 무섭기도 합니다. 그리고 잊고있었던 끔찍한 과거의 기억들이 다시 떠오를 때의 그 숨막히는 가슴의 압박이란…… 아아. 생각하기도 싫어집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라니.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죽은 이의 영혼이 머문다는 '거미 숲'.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나서는 한 남자의 이야기. 이때까지 이런저런 공포영화를 봤었지만 서정성을 지닌 공포영화는 처음 접해본 것 같았습니다. 물론 피도 실감나게 튀기고 18세 딱지가 붙을 만한 장면 또한 등장하고있지만, 후훗. 글쎄요. 근사한 느낌이 드는 공포를 즐기시는 분에게는 귀신의 전설을 지닌 숲의 이야기 '거미 숲'을 조심스레 추천해봅니다.

 
  그럼 4박 5일의 훈련과 연이은 3박 4일의 외박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쉬어버린 소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를 다시 집어들어 봅니다.

 
Ps. '알 포인트'에서의 주연이었던 배우 감우성 씨의 또 다른 느낌의 공포영화라서인지 흥미롭게 볼 수 있었기도 했지만, 처참히 망가진 모습과 이어지는 그의 벗은 모습이라…… 아아 성별이 여자인 친구와 영화 '취화선醉畵仙'에서의 리얼 춘화도를 봤을 때의 기분이 나서 깜짝 놀라버렸다고 만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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