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증명 - 상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9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 해문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인간의 증명人間の 證明
저자 : 모리무라 세이이치
역자 : 강호걸
출판 : 해문출판사
작성 : 2005. 08. 18.
 

살아가며 갑자기 닥쳐온 인생의 시련 앞에서
과거의 자신을 되돌아보는 사람들의 이야기?
―즉흥 감상―

 
  추리소설. 중학교 때까진 셜록 홈즈, 아르센 뤼팽, 에르큘 포아로 등이 등장하는 고전적인 추리 소설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상하게 그런 작품에 손이 잘 가지 않았더군요. 저 다음으로 들어왔던 후임이 추리소설 광이었고 친구 중에도 추리소설 전집을 모으는 친구가 있었지만, 이번에 접한 '인간의 증명'이라는 작품을 보고 나서야 보통 '옛날작품'이라 말해지는―제가 태어나기도 전의 추리소설에 관심이 생겨버렸습니다.
  그럼 상실되어버린 인간성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나오는 색다른 느낌의 추리소설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남루한 옷차림의 사람. 흑인이면서도 동양인의 흔적이 보이는 '조니 헤이워드'라는 이름의 한 남자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스카이 다이닝'이라는 초 호화판 호텔 레스토랑의 엘리베이터에서 죽은 외국인으로 인해 사건 수사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특별한 연관성이 느껴지지 않는 증거로의 추적은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뿐입니다. 그러던 중 발견되는 낡은 밀짚모자와 밀짚모자의 시가 담긴 「사이조 야소 시집」은 그 밖의 풀리지 않던 사건과 함께 숨겨진 '인간의 증명'을 찾기 위한 열쇠가 되려하는데…….

 
  이번 작품은 크게 혼혈 흑인의 죽음의 진상과 한 여인의 의문의 실종을 뒤쫓는 이야기라는 두 흐름을 가집니다. 외국인 살인사건은 일본에서의 무네스에 고이치로 형사와 미국에서의 형사 켄 슈프탄이, 실종사건은 아내를 찾는 오야마다 다케오와 아내의 불류의 파트너 니미의 공동추적이라는 서로 상관없을 듯한 두 이야기가 조금씩 풀려나가며, 결국 거대한 한 이야기로서 결론에 도달하는 모습은 뭐랄까요? 단순히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라는 기분보다도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으로서 인간임을 증명할 것인가 등의 철학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현재의 자신이 존재하기 위한 과거와 만나게 되는 사람들. 나름대로 한 맺힌 추억들과의 재회 속에서 속죄의 답을 찾아나가는 이번 이야기는 저의 뇌리에 각인 되어있던 고전추리소설의 선입견을 무참히 파괴시켜버리고 말았습니다.

 
  고전 추리물. 어린 시절 이런 저린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인식한 것이 '담배연기가 자욱하다거나 밀폐된 어떤 공간에서 사건 현장에 흩어져있는 흔적을 날카로운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결국 반전적 결과를 이끌어낸다'라는 것으로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글쎄요. 특정 탐정이 등장하지 않아서? 아니면 그나마 가까운 일본사람의 작품이라서? 그것도 아니라면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있어서? 아무튼 꽤 인상적인 기분으로 독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불신과 증오. 전쟁의 시대가 만들어낸 비극과 그 속에서 만들어진 한恨의 이야기. 이 감상기록을 종료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후훗. 그럼 드디어 소설 '친절한 금자씨'를 집어들어 봅니다.

 
Ps. 제 「감상기록장」에 멋진 추천서를 만들어주신 '조아라'에서의 '바다를꿈꾸는별'님과 그밖에 저에게 관심을 주시는 많은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멋진 작품을 소개해준 나의 후임 Y.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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