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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나무L'Arbre des Possibles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역자 : 이세욱
출판 : 열린책들
작성 : 2005. 08. 13.
우와. 드디어 가장 먼저 접했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언제였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입대 전 충동적으로 구입하게 된 '나무'. 덕분에 놀라운 상상력을 지닌 작가를 알게 되었고, 결국 군 생활 동안 한국에 소개된 번역서들을 모두 소장하게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그럼 과학적 지식에 의존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식의 열 여덟 개의 짧은 이야기들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정밀 기계공학으로 인해 주위의 모든 사물들이 인공지능화 되어있는 미래. 뤽 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하이테크로 도배되어있는 세상에 염증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모의 여자 강도와의 만남을 통해 놀라운 비밀의 진실을 알게되는데―내겐 너무 좋은 세상
시간여행으로 1666년의 파리로 바캉스를 떠나는 한 남자. 하지만 낭만적인 상상은 여지없이 깨지고, 거기에 마법사로 고발되어 그는 죽음 앞에 놓이게 되는데―바캉스
생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을 연구하는 한 남자. 그는 여러 실험에 이어 마지막으로 자신의 피부를 투명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내장이 비쳐 보이는 혐오감 느껴지는 모습에 충격을 받게 되는데―투명 피부
파리중심의 공원 한 복판에 떨어진 운석.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하는 그 운석을 처리하는 인간들의 이야기. 결국 냄새를 차단시키는데 성공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시작에 불과했는데―냄새
고령화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노인들의 살 권리를 침해하는 젊은이들을 향해 노인들이 반란을 일으키는데―황혼의 반란
외계인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애완 인간에 대한 관찰 기록들―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노르베르 프티롤랭이라는 이름의 형사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왼손이 독립을 선언하는 것에 놀라는데―조종操縱
〈최소 폭력의 길〉을 찾기 위한 〈가능성의 나무〉에 대한 꿈을 꾸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능성의 나무
수도자 겸 병사인 뱅상은 이단자가 되어버린 신관 겸 기사 네 명을 처단하라는 임무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 또한 깨우침의 비밀을 알게되고 이단의 길을 걷고자 하는데―수의 신비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결국 모든 감각기관을 절단해 뇌만 살아있는 수술을 하게되는 귀스타브 루블레 박사. 결국 완벽한 명상의 세계에 도달하게 되지만―완전한 은둔자
세계를 창조하는 〈꼬마 조물주〉라는 장난감에 관련된 이야기―취급 주의:부서지기 쉬움
시대에 따라 변하는 작품의 평가에 대한 이야기―달착지근한 전체주의
어느 날 갑자기 편두통과 함께 어떠한 대상 대신 굵은 글씨로 쓴 낱말하나와 괄호가 보이기 시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허깨비의 세계
이집트의 여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누트라는 이름의 한 여자가 이상형의 남자를 찾는 광고―사람을 찾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빛이 사라져버린 세상에 눈을 뜬 한 남자의 암흑 속의 판타지―암흑
사자를 애완동물로 기르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회현상의 이야기―그 주인의 그 사자
세 여자의 범행과 깨져버린 우정. 결국 살인이 발생하고 그 증언자로서 '조르주'라는 이름의 나무가 지목되는데―말없는 친구
시조신의 뒤를 이어 차세대의 신이 되기 위한 어린 신들의 문명 만들기―어린 신들의 학교
또 쓰다보니 줄거리만 잔뜩 적고 마는군요(이런)
이 단편집을 처음 읽었을 때는 잘 몰랐었지만, 앞서 다시 읽은 장편 소설을 다 보고 나니 이 단편집이야말로 장편을 위한 정리작업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는 이 감상기록 당시에도 가장 최신작인 희곡 '인간'의 생각이 담겨있으며, '말없는 친구'에서는 '아버지들의 아버지'와 '뇌'에서의 이지도르 카첸버그가 까메로로 등장해 반가웠으며, 그가 그리는 '미래의 나무'의 생각이 담긴 '가능성의 나무' 등 처음 읽었을 때는 경이롭고도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을 했었고, 다시 읽어서는 짧은 글을 통해서도 장편을 위한 준비를 차근히 할 수 있음에 감동을 받아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투명 피부'에서 한국인을 긍정적이며 열린 사고를 가진 이로 묘사를 하고 있는데요. 다른 작품에서도 그렇지만 작가는 한국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웃음)
못쓰는 글이라지만 나름대로 글을 쓰는 취미가 있는 저는 무조건 초 장편만 쓰려다가 금방 중도 포기하는 초보 작가 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파 옵니다. 분명 처음에는 무엇인가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생각으로 쓰기 시작했다가 금방 지쳐 소멸해버리는 신생의 '또 다른 세상'. 가끔씩 단편을 쓰며 생각을 정리해보는 저로서는 이렇게 단편 소설 쓰기를 먼저 추천해보고 싶어지는군요.
음? 그러고 보니 내무반에 '베르베르 독자들이 쓴 나무 2'가 보이는군요? 그리 읽고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감상기록을 종료하며 '나무 2'를 집어들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