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스즈키 코지 지음 / 씨엔씨미디어 / 1997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 : 낙원樂園:らく-えん
저자 : 스즈키 코지鈴木光司
역자 : 김난주
출판 : 씨엔씨미디어CNC MEDIA
작성 : 2005. 07. 19.

"판타지는 신화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다!!"
―즉흥 감상―



   소설 '링' 시리즈의 과열을 식히고 다시금 스즈키 코지 님의 작품을 집어들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거 다시금 과열되는 기분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감상이요?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환상문학이 아니던가?'라는 통제되지 않는 흥분에 잠을 설치고 말았습니다.
   그럼 「일본 제 2회 판타지 소설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목축 생활을 하며 사막을 전전하는 몽골계 종족이 등장하는 선사시대. '그림'이라는 미적 재능에 눈을 뜬 보그도라는 이름의 청년이 나오는 이야기 「신화」가 첫 번째로 문을 엽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수호신인 '붉은 사슴'을 죽이고 성인으로 인정받지만, 사람을 그리지 말라는 오랜 관습의 규칙을 어겨 부족의 멸망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되는 그. 그리고 사랑을 다시 찾기 위한 끝나지 않을 듯한 그의 여정이 시작되려합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 「낙원」은 신대륙을 찾아 떠나는 '대항해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고래를 잡는 포경선의 난파로 인해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을 치는 뱃사람들이 나오는군요.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는 세 명은 자신들이 도착한 곳을 '낙원'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원한 안식은 존재하지 안듯 동쪽으로의 이동을 원하는 원주민들과 때마침 찾아온 재앙은 낙원의 파멸을 알립니다.
   마지막 이야기 「사막」은 1998년 뉴욕. 떠오르는 작곡가 레슬리 마도프와 잡지사의 편집자 플로라 아이딘의 운명 같은 만남의 이야기가 준비되어져있습니다. 처음에는 직업적인 만남을 준비하려하지만 알 수 없는 '느낌'으로 서로 끌리게 되는 두 사람. 둘은 사막에서의 만남을 약속하지만, 때아닌 지진은 둘의 만남을 복잡하게 만드는데…….


   앞다리를 구부리고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자세의 '붉은 사슴' 그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상향과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떠나는 1만년의 신화'. 앞서 읽은 소설 '링' 시리즈에서도 느낀 점이지만 같은 소재를 동반하면서도 전혀 다른, 하지만 마치 하나의 유기체인양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의 전개에 반해버렸고, 그 짧은 이야기 속에서의 생동감 있는 표현에 감동 받아 버렸습니다.


   세포의 기억이자 영혼의 목소리를 따라 만남을 갈구하는 이들의 이야기. 이번 이야기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답을 찾아 떠나는 인물들의 이야기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에 내재된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원대한 흐름'을 말하는 듯한 작품. 하아. 하나됨을 위한 시대를 뛰어넘는 만남의 여정. 마치 운명과 같이 찾아온 만남은 그 자체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설명하고자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세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붉은 사슴의 신화는 믿음의 부재를 보이는 현대의 사랑에 대해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두렵지만, 한편으론 가장 소중하기도 한 것. 우리들의 가슴속에 '믿음'과 함께 하는 사랑의 존재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음표를 준비해보며 이번 작품의 감상 기록을 종료해봅니다.


   그럼 '낙원'의 흥분을 가라앉히며 이번에는 '햇빛 찬란한 바다ひかり さす うみ'라는 작품을 집어들어 봅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