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옥의 땅 Zibah Khana, Hells Ground, 2007

감독 : Omar Khan

출연 : Kunwar Ali Roshan, Rooshanie Ejaz, Rubya Chaudhry, Haider Raza, Osman Khalid Butt 등

작성 : 2009.05.25.



“스스로 내던진 죄업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니.”

-즉흥 감상-



  이번에도 ‘애인님과 함께 보는 영화’ 시간을 통해 만나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다른 긴말 할 필요 없이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보름달이 떠있는 밤의 시간으로 신나게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되는데요. 길 한가운데 서있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고는 그것을 피한다는 것이 작은 교통사고를 내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확인하고자 차에서 내리게 되지만 ‘무엇’의 습격을 받고는 그만 유명을 달리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파키스탄의 일상적인 삶을 모습을 보여주는 여는 화면에 이어, 각각의 이유를 핑계 삼아 음악공연을 보러가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젊은이들이 있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데요. 시간이 촉박하였기에 지름길을 선택하게 된 그들은 ‘지옥의 땅’이라 불리는 곳에서 길을 잃게 되고, 급기야는 기름이 다 떨어지게 되어 어둠 속에 고립되고 맙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수질오염으로 인해 돌연변이화 되고 있는 사람들의 식인 행위를 목격하게 되었던 그들에게 이제는 ‘무엇’이 죽음으로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하자, 그들은 살아남기 위한 나름대로의 발버둥을 치게 되지만…….



  아아. 정말이지 오랜만에 어이없는 동시에 재미있는 것이 정신없이 키득거리며 만남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미국식 좀비 영화’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인지 나름대로의 논리에 억지를 더한 이야기를 만나면서 짜증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작품들과는 달리, 그것은 맛보기로 넘겨버리고 새로운 문화권 안에서 그것이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파키스탄이라. 지역색을 입은 영화를 통해 그들만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처음으로 마주하는 문화권 안에서의 영화였던지라 아직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물이 오염되었기에 돌연변이가 발생하였다고 했는데 문제의 장면에서 보여지는 것은 생활쓰레기들을 통한 환경오염이었지, 너무나도 익숙한 소재인 생물학적 바이러스를 통한 것이 아니었기에 ‘저 정도 오염으로 식인 좀비가 생산될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애초에 좀비들의 왕국이 되어버렸겠구나!!’ 싶었었는데요.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파키스탄이 태생인 작품을 더 만나보던지 그쪽 문화권에 대한 지식이 더 이상 없을 경우에는 그저 ‘아직 그래도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구나~’해볼 뿐이로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런 ‘지옥의 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네? 아아. 질문을 정정하여,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같은 것이라도 보는 이의 입장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될 수 있는 것은 이미 다들 잘 아실 것이라지만, 정작 각자의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현재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는데요. 아무리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가고자 한다하여도 항상 제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정신 좀 차리라는 식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을 보아서는, 으흠. ‘당신들은 좀 더 나은 대안으로 나보다 잘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감히 대꾸해보고 싶을 따름입니다.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 언행일치를 보이지 않으면서 타인에 대해 자기 잘난 듯이 위대한 가르침을 선사하시는 모습들은 입장 바꿔 생각해보아도 그저 부끄러울 따름인데요. 지금 이 순간에도 또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들어 정신없이 나오는 말이라고 다 적고 있다고 째려보시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 생각되지만, 이번 작품은 모든 원인들이 자신들에게 있었음에도 그것을 뒤돌아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잔뜩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판단해 볼 수 있었음을 저는 자신해보렵니다.



  경쾌한 음악, 어설픈 연출, 방향을 알 수 없는 이야기의 전개, 그 밖에도 어이없음으로 도배된 영화 속에서 느껴지는 어떤 강열한 메시지. 이것이 저만의 착각이라도 좋습니다만 때로는 도덕과 양심이라는 철학적 사고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볼 필요를 느끼게 한 작품이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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