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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리고베르토 카스타네다 감독, 엠버 탐블린 출연 / 이오스엔터 / 2010년 12월
평점 :
일시품절

제목 : 엘리베이터 Blackout, 2007
감독 : 리고베르토 카스타네다
출연 : 엠버 탐블린, 에이단 질렌, 아이미 해머, 카티 스투어트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9.05.18.
“그림자는 무엇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나? 어둠이 우리를 삼켰을 때.”
-즉흥 감상-
애인님과 함께 보는 영화 그 두 번째 시간. 그럼 긴말 할 필요 없이 앞선 감기록에서 언급했던-몇몇 분들은 ‘정전’이라는 제목으로 알고계실-작품에 대해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빛이 들어오기는 하나 어둠에 잠식된 듯한 분위기의 집안의 모습과 그 안에서 손목을 그은 체 욕조에 누워 죽음의 잠을 자는 한 여인을 지켜보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수없이 많은 기록들과 한 여인의 부분적인 누드로 여는 화면을 보이던 작품은 첫 화면에서의 남자가 유명을 달리한 부인의 묘비 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을 열게 되는군요.
그렇게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에 대해 걱정중인 한 여인과 상처와 그로인해 붉은 피로 물든 손을 신경 쓰다가 잠들어있는 애인의 곁을 떠나는 청년, 그리고 부인의 죽음 이후 도시 외각 지역에서 같이 살고 있던 어린 딸과 함께 도시에서 살아가고자 한다는 시작에서의 남자가 수리 중으로 보이는 고층건물로 들어서는 것도 잠시, 그저 불안하게만 보이던 엘리베이터가 고장으로 인해 작동불능이 되고 셋은 본의 아니게 감금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텅 비어버린 건물은 그들이 살아서 탈출할 가능성을 점점 줄여나가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각자의 이야기를 공개하던 중으로 꼭꼭 숨어있던 살인마의 본능이 깨어나 버리는 사람이 한명 있게 되는데…….
‘나 혼자 낚일 순 없잖아요!’라는 먼저 감상을 작성하신 애인님의 경고도 있었고 다른 분들의 평가도 확인해 볼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한번은 볼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내려 봅니다. 분명 내용으로만 따지만 진부하면서도 짜증날 정도로 답답했으며 세 명의 이야기를 동시에 하는 등의 시점의 혼란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각자의 입장을 말하면서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관계구도가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특히, 강자와 약자가 바뀌어가며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란 영화 ‘큐브 CUBE, 1997’와는 또 다른 맛을 선물해 주는 듯 했으며, 상황에 의해 마음의 심연에서 깨어나는 ‘사이코패스’의 존재 등 생각해볼 거리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분들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보는 바 입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엘리베이터’와 관련해서 어떤 추억을 기억하고 계시는지요? 아파트라고 해도 5층짜리 건물에서 살아본 것이 다였던 저로서는 엘리베이터와의 인연이 거의 없는 수준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한 가지를 말하자면 ‘안전장치’와 관련된 것이 있는데요. 엘리베이터를 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건물 쪽의 문과 엘리베이터의 문 사이에 센서가 있어서 이물질(?)이 감지되면 일단 닫김에서 열림으로 전환되기도 하지만, 문 안쪽으로도 물리적인 안전장치가 있어서 손으로 그 부분을 밀면 문이 열립니다. 때는 중학교 당시였던가, 그 장치를 실험해본답시고 닫히는 문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가 안 열리고 그냥 내려갔었는데요. 문틈에 끼인 것도 아팠지만, 자칫하다가는 손가락이 잘려버릴 수 있다는 공포감에 빨리 다음 층과 열림 버튼을 정신없이 누른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처럼 ‘정전’으로 인해 고장이 났으며, 산소부족은 기본으로 휴대전화 불통에 추락의 가능성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라면, 아아아! 거기에 같이 있던 이웃이 숨어있던 살인마라는 설정은, 크허!! 그저 무섭습니다!!!
덜덜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자리에 앉아봅니다. 그러면서는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는데요. 꼭 엘리베이터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모든 물건들 또한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다짐해 본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