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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E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 스토리북 미포함
앤드류 스탠튼 감독 / 월트디즈니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 월-E WALL-E, 2008
감독 : 앤드류 스탠튼
출연 : 벤 버트, 엘리사 나이트, 제프 가린 등
등급 : 전체 관람가
작성 : 2008.12.19.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즉흥 감상-
친구들과 영화 ‘CJ7 - 장강7호 長江7號: CJ7, 2007’를 보았던 날. 사실은 그날 애니메이션 ‘월-E’를 보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더빙’이라는 딱지를 보고 넘겨버렸었는데요. 결국 시간이 흘러 만나보고 난 후에는 다른 분들의 충고마냥 더빙판의 유무가 왜 상관없었는지 알 것 같았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반짝이는 보석들이 흩뿌려진 검푸른 우주공간의 모습과 함께 ‘Put On Your Sunday Clothes’라는 노래가 들리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궤도상의 쓰레기마냥 한가득 떠있는 인공위성을 통과해 그저 황량해 보이는 지구의 표면으로 접근하게 되는 화면은 산과 건물로 보이던 것들이 사실상 쓰레기라는 것을 보여주게 되고, 그 속에서 열심히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로봇이 한 대 있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여느 날과 같이 쓰레기를 처리하던 ‘월-E’는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 점을 하나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그것을 추적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저 먼 하늘에서부터 우주선이 하나 나타나 하얀색의 타원형 ‘무엇’을 하나 내려놓고는 떠나버리게 되는데요. 그것이 하나의 ‘탐색용 로봇’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는 것도 잠시, 그 우아한 자태에 반한 것인지 자신과 동족을 만났다는 것에 대한 관심의 발현인지 자신을 ‘이브’라고 밝힌 로봇에게 반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기밀에 해당하는 이브의 임무가 완성됨에 떠나게 되자, 월-E는 그런 이브와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우주선에 무임승차하게 되는데…….
왜 한국말 더빙이라고 해서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었는지 궁금하시다구요? 바로,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두 로봇의 대화가 그 자체로 로봇의 대화였기 때문에 따로 더빙 할 필요가 없어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한국어더빙판을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작품의 중반부부터는 인간들도 등장했기에 그 부분에서부터 더빙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군요.
영화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2005’와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를 보면서 만화 같은 작품의 극 사실주의적 표현에 그저 감탄을 했었다면, 이번 작품은 전체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영상치고는 독자적인 사실감을 표현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저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 작품의 설명에서도 언급되는 ‘토이스토리’와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등을 만나오면서도 놀라고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정말이지 나름대로 한 SF팬 측면에서 봐도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인 동시에 그저 환상적인 작품이 되어있었는데요. 작품 안에 등장하는 노래 중 이브에가 자신의 존재를 알린 다음부터 따라다닐 때 나오는 노래 ‘La Vie En Rose’만 알고 있었다고 해도 각 상황을 아름답게 꾸며주기 위한 감미로운 노래들이 많이 나왔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위의 즉흥 감상에 대해 설명해 볼까 하는데요. 인간의 체형이 커다란 아기마냥 바뀌는 것이 자연스러워질 정도로 오랜 시간-작품내의 선장이 말하길 255642일째 되는 날이었으니까 대략 700년-동안 비워진 지구에서 홀로남아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인간이 남긴 유산이자 잡동사니를 모으던 월-E에게 그나마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났으니 얼마나 반가웠겠습니까? 네? 입력한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로봇이 어떻게 인간적 감정을 지닐 수 있냐구요? 음. 이 작품은 그런 과학적 원리에 대한 분석보다도 ‘휴머니즘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통해 ‘사랑’을 노래하고 있었다는 판단이 서는 고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작 아시모프 님의 작품 중 ‘로봇’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한번 읽어보실 것을 권장해보는 바입니다.
그러고 보니 전에 지인분의 지인분이 “로봇마저 연애 염장이냐!!”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흐음. 외로우시면 연애하십시오. 저는 솔로여도 행복하렵니다. 크핫핫핫핫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