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The Lawnmower Man, 1987
원작 : 스티븐 킹-소설 ‘정원사 The Lawnmower Man, 1978'
감독 : Jim Gonis
출연 : Andy Clark, Helen Hanft, E.D. Phillips, Neil Schimmer 등
작성 : 2008.07.19.
“보다가-그게-올라오는 줄 알았네!!”
-즉흥 감상-
아아아. 드디어 보고 말았습니다. 지난번에 만나본 영화 ‘론머 맨 The Lawnmower Man, 1992’ 이후로 그보다 더 먼저 만들어진 작품이 있다기에 추적에 이은 소환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모했는지 모를 정도인데요. 비록 저 화질로 만난 것이라지만, 원작을 충실히 재구성했다고 판단이 선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그저 화창하게만 보이는 하늘과 그 아래에 있는 집과 잔디, 그리고 잔디 위를 지나다니는 ‘잔디 깎는 기계’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안락의자에 앉아 라디오 뉴스를 들으며 맥주를 한 캔 즐기는 중년의 남자가 보이게 되지만, 잔디를 깎던 소년이 고양이를 갈아 죽여 버리는 사고가 발생하게 됨에 나름대로 기분 좋던 하루를 그만 망쳐버리게 됩니다.
한편 화창한 나날들이었기에 잔디와 잡초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되었고, 사고 후 손을 데지 않은 그 모습이 답답했던지 남자는 잔디를 깎아줄 사람을 찾게 되는데요. 결국 찾아온 일꾼이 너무 시끄럽게 일한다는 생각이 들어 그 모습을 지켜보게 되니, 세상에나! 잔디 깎는 기계를 뒤 쫒던 일꾼이 깎인 잔디를 정신 먹어대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는 기절했는지 어느덧 다시 정신을 차린 주인아저씨는 그 모든 것이 꿈이라 생각했다가 실재였음을 알게 되는 것도 잠시, 이번에는 잔디 깎는 기계를 앞세운 일꾼이 그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하는데…….
우오! 이럴 수가!! 자막도 없이 본 영화에 대해 나름대로 줄거리를 정리했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기회를 통해 다시 읽어본 원작과 비교해보니 너무나 많은 것을 어림짐작해버렸다는 것을 알게 됨과 동시에 역시나 이번 작품이 원작에 가장 충실했던 작품임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물론 영화로의 각색을 통해 차이가 발생한 부분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제 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원작에도 없는 배너맨 경관이 언급되었으니, 자세한 것은 직접 확인해주셨으면 하는군요.
잔디라. 그러고 보니 외갓집은 마당도 있고 잔디도 깔려있는 단독주택이라지만,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이 집은 주택은 주택이라도 마당 같은 것이 없다보니 당연히 잔디도 하나 없습니다. 물론 옥상으로 작은 텃밭이 있긴 하지만, 그저 잡초만 무성한지라 가끔 정리를 하고는 농작물을 재배(?)해보곤 하는데요. 외국은 좋겠습니다. 그렇게 넓은 초록을 함께 할 수 있으니 말이지요. 아, 물론 잔디를 관리해야 한다는 번거로운 사실만 빼고 말이지요.
아무튼, 이번 작품은 ‘아는 정원사’가 아닌 ‘모르는 정원사’가 방문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을 공포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판단해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나! 잠깐 자고 일어나보니 혼자 노는 잔디 깎는 기계와 그것을 뒤따르면서 잘려진 잔지를 너무나도 맛있게 섭취(?)하는 괴인의 행각이라니요!! 주인아저씨는 잠시 기절을 했다지만, 저는 그 모습에 그만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릴 뻔 했습니다!!! 책이야 상상만 하면 그만이지만, 오오오. 연기를 너무 실감나게 하셨기에 저도 그만 충격을 받아버리고 말았는데요. 무엇이든 자기 손으로 해야지 남의 손을 빌린다는 건 때로는 타인의 방문이라는 공포를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범죄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고장 난 컴퓨터, 막힌 싱크대 등의 수리를 위해 서비스를 신청하게 되고, 그 결과로서 방문하게 되는 분들을 볼 때마다 느껴지던 묘한 불안감이 이런 작품을 탄생시킨 계기가 된 것이 아닐까도 했지만, 역시 이 작품에서는 잔디 깎는 기계가 잔디만 베는 것이 아니라 발 달려 움직이는 생명체까지 갈아버린다는 점에서 초점을 둬야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아아. 모르겠습니다. 기계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저로서는 그저 구하기 힘든 작품을 구해 즐겨볼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해하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