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쏘우 단편 Saw Director Original Short Film, 2003
감독 : 제임스 왕
출연 : 리 워넬, 폴 모더, 카트리나 매더스, 딘 프란시스 등
작성 : 2007.11.30.
“악마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 당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즉흥 감상-
지난 24일. 지인들과 영화 ‘쏘우 4 Saw IV, 2007’를 보러가기로 했었기에 그동안 말만 많이 들어왔었던 앞선 쏘우 시리즈를 보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단편을 보기 전으로 많은 감기록들이 밀려있었던 관계상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요. 마침 그 밀림의 여정의 끝에서 이 단편의 존재를 알게 되어 먼저 만나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나저나 감기록을 작성 하는 시점에서는 그만 앞으로 소개할 쏘우 들을 전부 만나버리고 난 다음인지라 그저 손가락이 간질거리고 있는 중인데요. 아무튼, 쏘우들의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을 문제의 짧은 필름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화이트 노이즈 특유의 자글거리는 화면에 이어 복잡한 ‘무엇’인가의 설계도면들이 정신없이 훑어지나가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저 멀리서 들려오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와 하얀색의 방을 배경으로 어딘가 두려움에 젖어있는 듯한 상처 입은 한 남자와 형사처럼 보이는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의 모습이 보이게 되는군요.
그렇게 형사와의 면담 과정 속에서 ‘그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 그 이전으로 ‘그일’에 대한 시작의 기억을 재생하게 되는데요. 그저 일상적인 어느 날. 병원에서 퇴근하던 주인공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납치되는 것을 시작으로, 얼마간의 시간 속에서 정신이 든 주인공은 자신이 낮선 어떤 공간 속에 감금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는 범인이 남긴 메시지를 통해 살아남을 방법을 전달 받게 되는데요. 그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구석에서 마비된 체 누워있는 사람의 배를 갈라 자신에게 씌워져있는 살해 장치를 벗을 수 있는 열쇠를 찾아내는 것이었는데…….
오오. 뭐랄까요? 시간의 흐름상 가장 첫 번째 필름이기도 하기에 조금 엉성한 기분이 없지 않았지만 즉흥 감상으로 ‘쏘우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를 적고 싶었을 만큼의 신선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단편은 다음으로 소개하게 될 ‘쏘우 Saw, 2004’안에서도 지나가는 이야기마냥 잠깐 소개 되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감상문에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일단은 이번 작품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살아남을 것인가 죽을 것인가? 그것은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자신이 왜 납치 되었으며 왜 죽어야 하는지 생각할 시간도 없는 촉박한 카운트다운의 행진에서 살아남았으면서도 여전히 그 상황에 빠진 이유를 알지 못하는 주인공. 하지만 이런 상황을 단순히 가상의 영화가 아닌 ‘나’의 입장 이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을까요? 애처로운 눈빛으로 소리 없이 살려 달라 외치는 듯한 행동 불능의 사람의 배를 갈라버린다? 아니면 열쇠가 없으면 벗길 수 없는 살인 장치의 타이머가 멈출 때까지 하염없이 비명을 지르며 눈물만 흘리고 있는다? 기계장치이니만큼 일말의 용서와 기다림이 없는 선택의 시간. 글쎄요. 저는 검붉은 진득한 액체에 대해 정신적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으니 그 자리에서 기절이나 하지 않았을까 모르겠습니다(웃음)
네? 개똥철학도 못되는 이야기는 그만 하고 범인이 누구인지나 밝히라구요? 자자. 진정하시구요. 단편은 단편 그 자체로 범인 같은 것에 어떤 답을 제시해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2편부터 ‘직쏘’라고 불리게 되는 남자 또한 일절 언급이 없지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퇴근 하는 주인공에게 -자막이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간호사가 “그렇게 하면 죽는다.”식의 대화를 날렸었기에 지나가던 간호사가 범인이 아닐까 생각은 해 봅니다만, 뭐. 진실은 저 너머에 살고 있을 제작자만이 알고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본론에 들어가기 위한 뇌 풀기(?)를 했으니 이 감기록을 작성중인 현재시간인 4편까지의 마라톤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