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The cat with hands, 2001
감독 : Robert Morgan
작성 : 2007.11.30.
“설마와 소문은 사람을 곧잘 잡는다.”
-즉흥 감상-
평생 단편 하나 볼까 말까한 저이지만, 이렇게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이번에도 짧지만 그저 강렬하다 생각이 들었던 작품 하나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그 절묘한 차이를 달렸다 생각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새의 눈동자에 비치는, 사람 형상의 그림자 하나가 다가오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누군가의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와 함께 중년의 남자가 등장해 등 뒤의 젊은 남자에게 우물이 있는 이 장소에 얽혀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데요. 이야기 속에서 물을 퍼 올리는 한 소년이 있게 되고, 그 양동이에 고양이 한 마리가 담겨 우물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으흠!? 고양이의 손이 사람의 손이고 그 손으로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잡아 꿀꺽하게 되는군요. 그런데 그런 고양이가 이번에는 귀엽다고 손을 내미는 손을 잡더니 그만 소년의 얼굴을 훔쳤고 이어서는 일용할 양식으로 해결하고 맙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끝났을 때 젊은 남자는 중년의 남자의 입으로 갑작스러운 키스를 하게 되는데…….
커헛. 조금만 더 적어다가는 전체 적인 내용을 다 적을 뻔 했습니다. 뭐. 이렇게 변명을 한다고는 해도 사실상 더 적을 것도 없지만, 오오. 이 감기록을 쓴다면서 다시 봐도 강렬합니다. 이것은 앞서 감상한 단편 ‘The man in the lower, 1999’보다도 어떻게 보면 더 단순한고도 직설적인 영상을 담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노력의 흔적이 물씬 풍겨나는 것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그만큼이나 공을 들였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네? 반전이라든가 감동을 주는 그런 이야기냐구요? 으흠. 그렇게만 물으신다면, 그냥 ‘깜짝 필름’정도라고밖엔 더 말해 드릴 것이 없습니다. 4분을 체 채우지 못하는 그 짧은 시간동안 물건을 팔기위한 광고영상도 아닌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니 차라리 방금도 언급한 ‘사랑에 빠진 남자’라면 몰라도 이번 작품을 경우에는 위의 즉흥 감상을 뽑아낸 것이 그 한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러면 즉흥 감상을 통해 이번 작품을 봐야겠는데요. 소설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 1998’에서 제가 좋아하는 말인 “모든 사물마다 전설을 지니고 있다”처럼 이번 작품은 어둠에 잠긴 숲 속의 어떤 우물에 얽힌 이야기가 소개되게 됩니다. 사람의 손을 가진 고양이. 이것은 이 작품의 제목이 되기도 하는데요. 간혹 여행지나 모임의 장소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으레 한 번씩 하게 된다는 그런 무서운 이야기의 소재꺼리중 하나가 만일 사실이 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게 될까요? 물론 여기서는 ‘소문’이라 함은 돌고 돌면서 부풀려 지는 것이기에 어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가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오면 사망으로 변해버릴 수 있다는 극단성을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오락관’과 같은 오락방송에서 시끄러운 음악소리 나오는 헤드폰 쓰고 말을 한 바퀴 도는 과정에서 중간은 다 틀렸어도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정답이 나올 가능성이 있듯 희박한 가능성이라도 절대적인 일말의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이 작품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아. 문득 같은 학교에 있으면서도 얼굴 보기 힘든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었는데 제 소문이 학교에 은연중에 퍼져있다는 말을 코웃음 치고 넘겨버린 기억이 떠올라버렸습니다. 사람 아니 대중의 무서움에 대해 익히 화상을 입어본적이 있다 보니 애써 무시하곤 있었지만, 문득 그 소문의 내용이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과연 저는 타인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을지 말입니다.
그럼 드디어 영화 ‘쏘우SAW' 시리즈의 감기록에 진입해보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