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옥소녀 2기地獄少女 二籠, 2006
감독 : 오오모리 타카히로
등급 : 15세
작성 : 2007.10.10.
“시작이 있었으면, 끝은 있어야만 하는 법일까?”
-즉흥 감상-
지난 1월 3일자로 감기록을 작성한바 있었던 애니메이션 ‘지옥소녀地獄少女, 2005’에 대해 그 후속작이 이어서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완결이 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깜빡하고 살다가 마침표가 찍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렇게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그럼 여전히 자정이 되는 순간 원한을 지닌 자만이 열 수 있다는 홈페이지 ‘지옥통신’과 관련된 두 번째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사람들의 비명 소리와 불타는 마을의 모습에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는 절망 가득한 얼굴의 한 소녀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소녀 앞으로 거미 한 마리가 나타나 소녀를 ‘지옥소녀’로 임명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이야기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 동생의 실종에 대해 어디선가로 부터 물결치는 소리를 듣기 시작하는 한 소녀, 사랑과 그로인한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비극을 그려나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 절박함이 만들어낸 사건이 또 다른 절망을 만들어 내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청년, 지옥소녀 이야기 최초로 원한을 해결하자마자 지옥으로 가버린 개념 없는 한 청년의 이야기 등 전편보다 좀 더 미묘한 차이로 복잡성을 달리기 시작하는 이야기 속에서 이번에는 한 소년이 ‘악마의 자식’이라는 이름을 얻어가며 마을에서 외면을 받아나가던 중 ‘지옥통신’을 이용한 실종 사건들이 연이어지고, 결국 대참사로까지 발전되게 되는데…….
아아. 사실인즉 “이번에는 ‘지옥소년’의 탄생인가!!”라고 즉흥감상을 적어볼까 싶었습니다. 그 정도로 2기로서 마침표를 찍고 싶었던 것인지 한 소년에게 ‘지옥소녀’의 과거를 자극시키는 사건이 악순환마냥 발생하기 시작하는데요. 그렇다고 여기서 그이야기를 다 해버리면 곤란하니 그것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해 주셨으면 할 따름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역시나 지옥소녀를 보좌하는 세 존재의 이야기가 이번 작품의 시작부분에서 소녀의 과거를 보여주었듯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하나하나 소개된다는 점과 ‘키쿠리’라는 정체불명의 소녀가 등장해 지옥소녀의 일을 은근히 방해 또는 자극한다는 것인데요. 흐음. 일본 사람들의 취향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롭게 등장하는 작은 소녀가 귀엽다기보다는 뭔가 징그러운 기분이 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의뢰가 접수 되었을 때 짚단 인형으로 변하는 세 명의 과거는 또 그 나름대로 매력적이라는 사실에 2기의 전반적인 내용이 결말 부분에 도착하면서 뭔가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지만 한번 추천장을 써볼까 하는군요.
자정에만 열린다는 ‘지옥통신’. 그리고 그 홈페이지에 지옥으로 보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적으면 ‘지옥소녀’가 나타나 ‘짚단 인형’을 건네준다. 그리고 그 짚단 인형에 묶여 있는 빨간 줄을 풀면 계약이 성립되어 상대방을 신속히 지옥으로 보내주지만, 다른 사람을 지옥으로 보내는 대가는 의뢰자 또한 지옥으로 가야한다. 물론 죽은 다음의 이야기이지만. 아아. 이런 매력적인 도시전설의 이야기가 아쉽게도 이번 2기에서 전체적인 마침표를 내놓게 됩니다. 하지만 원한이라는 것은 돌고 도는 것인지 아니면 제작진의 계략인지는 몰라도 3기가 나올 것 같은 엉성한 마침표인지라 일단은 마감이라 생각해볼까 하는군요.
그나저나 이번 이야기에서도 소개가 이뤄지지 않은 물래 돌리는 할머니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400년 동안 나이를 먹지 않는 지옥소녀 대신 그 만큼의 시간을 대신 받아들이는 또 하나의 분신체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할머니의 마지막 대사도 그렇지만, 으흠. 아무튼, 이번 감기록은 이 작품에 대한 못 다한 이야기를 위해서는 직접 확인해보실 것을 권해드리며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