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Tea Break, 2004

감독 : Sam Walker

작성 : 2007.09.08.



“한글 자막? 필요 없다! 그냥 보라!!”

-즉흥 감상-



  이번에도 지인분이 던져주신 영화를 한편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볼만한 것을 간간히 던져주시기에 일단 받기는 했지만, 단편영화라도 그 당시만큼은 뇌력이 고갈된 기분이 없지 않았던지라 그냥 멍~하니 보기 시작했는데요. 오오. 뭔가 머리 하나 가득 충전되는 기분이 들었기에 감히 추천장을 내밀어보며 소개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먼저 출근카드를 찍고 어두침침한 어떤 방에 들어가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이 문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장면은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엉덩이가 간지러운지 긁기 시작하는 푸짐한 체격의 남자가 삐걱거리며 돌고 있는 벨트컨베이어 앞에 서 있는 모습으로 이어지게 되는군요. 그리고 빨간 버튼을 누르고는 무엇인가를 썩뚝하고 썰자 검붉은 색의 진득한 액체가 얼굴에 튀기게 되고, 담배 한 모금 빨고, 다시 빨간색 버튼을 누르고, 멈추었던 벨트가 돌아가게 되자 썩뚝할 대상물이 금속의 박스 안에서 그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으음? 저건 사… 사람? 아무튼, 또 썩뚝하고 일련의 작업이 계속되게 됩니다.

  무한이 반복되는 듯한 작업. 이번에는 흘러가는 시간의 기계를 흘깃거리는 모습이 더해져 어느덧 잠시 쉬는 시간이 되고, 목이 잘리기 직전의 희생물과 식사를 즐기기 시작한 남자의 말없는 눈빛의 대화가 진행되는 듯 했지만…….



  오. 뭔가 오랜만에 ‘작품’같은 작품을 만나보았습니다. 러닝타임이 7분도 체 되지 않는 짧은 작품이었다지만, 순간 지난날 만났던 영화 ‘새벽의 황당한 저주Shaun Of The Dead, 2004’가 떠올라 버렸는데요. 그 작품에서처럼 이번 작품에 ‘좀비’같은 것이 나오거나 하진 않았지만 비슷한 주제의 의식을 느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구요? 음~ 분위기는 도축장인데 그 대상으로 동물이 아닌 말을 하지 못하게 처리된 사람들이 나오며, 눈빛과 몸부림으로 죽임을 당하기 싫다고 외치는 그들을 아무런 감정 없이 썰어나가는 그 모습하며, 쉬는 시간을 의미하는 벨 소리에 일을 멈추고 음식을 먹고는 그 시간이 끝나자 작업을 계속하는 부분에서 사회라는 시스템 안에서 로봇이 되어가는 ‘공무원’지향중심의 인간관을 무섭게 담았다 받아들이고 말았던 것입니다.



  반복되는 작업. 그리고 그로인한 불감증. 광범위해지는 네트워크의 구축 아래에서 오히려 단절되어가는 사람들 간의 이해관계. 그렇기에 자신과 타인에 구별의식이 사라져버림에 자신의 일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지는 모습을 담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사회의 모습에 대한 많은 생각을 담았다고는 생각해도. 장르자체가 호러이다 보니 심장이 약하신 분들과 케첩이 많이 튀는 작품에 대해 거부반응이 있으신 분들께는 비추천장을 나눠드릴 수밖에 없겠습니다. 반면 이쪽 분야로의 장르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감히 추천장을 나눠 드리고 싶어지는군요(웃음)



  흐음. 공무원이라. 그러고 보니 전에 아버지랑 차를 타고 가다가 나눴던 대화가 문득 떠올라버렸습니다. 그 내용이라는 것이 아파트란 사실 전후의 상황에서 임시로 만들어지던 건축물들이었는데, 유난히 한국에서는 고급 브랜드화 된 건축물로 너도 나도 만들면서 정작 그 대상을 서민으로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전문화된 인재를 필요로 한다는 주장들과는 달리 공무원이 직업 선망대상 우선순위로 대화가 돈다는 것은 단지 국민성을 말해야 할 것인지 대중매체를 통해 평준화를 만들고 있는 정부의 음모론을 말해야할지 오랜만에 심각한 고민을 해보게 되는군요.



  그건 그렇다 치고, 이 작품은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냐구요? 그런 질문을 하시는 당신은 혹시 영파라치? 하하핫. 이건 농담이구요. 저도 우연히 받은 것이라 출처를 알려드리기도 그렇고, 이 감기록을 위해 영화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봤지만 감독 이름도 검색이 잘 안 되는 것이 단편 영화들도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권이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꿈꿔보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0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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