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라제폰ラ-ゼフォン RAhXephon, 2002
감독 : 이즈부치 유타카
등급 : 12세 이상
작성 : 2007.08.02.
“이 세상은 소리로 이뤄져있었다?!”
-즉흥 감상-
뭔가 이상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이 작품에 대한 감기록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 방청소를 하던 중 작동 상태를 믿을 수 없게 된 수많은 백업CD를 살펴보게 되었고, 이번의 작품이 보이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감기록을 뒤지게 되었는데요. 만화책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의 감기록만을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사실상 만화책보다도 먼저 만나 “이것은 ‘신세기 에반게리온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1995’의 완성품이다!!”를 외치게 했었던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 해보고자합니다.
작품은 붉은 바다를 웅장하게 가로지르는 함선과 그 붉음의 원천인 노을 낀 하늘로 향하는 비행기의 모습에 이어 장엄한 느낌의 음악을 듣고 있던 지휘관의 헤드폰을 벗기는 한 소녀의 모습으로 전쟁의 시작을 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푸르른 하늘을 자랑하는 아침으로 그저 평범한 일상을 시작하게 되는 한 소년의 모습으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마주하게 되는 전쟁의 상황 속에서 추억속의 소녀를 만나게 되는 등 정신없는 상황이 펼쳐지던 중 결국 소년은 거대한 알에서 깨어나는 거인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렇게 여차저차 자신이 살아가던 세상을 벗어나 진실 된 세상으로 나온 소년은 올바른 선택을 하기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시작하지만, 그 모든 상황은 그저 복잡하게 얽히고설키게 되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빨강과 파랑으로 말하는 색깔과 관련된 말장난을 가미한, 같으나 다를 수밖에 없는 존재와 성장해나간다는 것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하는 작품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같은 작품이라도 볼 때마다 새롭게 받아들여짐에 이번에는 소리로 탄생되기도, 또한 파괴되기도 하는 존재에 대한 신화와 마야문명에서 말해지는 세상에 끝 등 다양한 이야기가 그저 환상적인 연출과 함께 했었기에 즐거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번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문제에 대해 각자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생각 되었습니다. 이유와 답을 알 수 없지만 그 나름의 완성을 위하여 ‘조율’되어지는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있는 불협화음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 결국 하나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시작함에 마주하게 되는 절정점-마침표에 대한 이야기는 다소 무겁고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을 동반해 무엇인가 작품다운 걸 봤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는데요. 무엇인가 생각하며 볼만한 작품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감히 추천장을 보내드리는 바입니다.
그나저나 소리로 만들어진 세상이라. 흐음. 그러고 보니 지난날 영화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시리즈의 개봉에 발맞춰 구입하게 되었던 ‘실마릴리온The Silmarillion’이라는 책이 망각의 늪에서 떠올라버렸는데요. 읽다가 말아서 그렇지 이 세상의 탄생에 대해 ‘소리-음악’이 있었다는 말을 했다고 기억이 남아있는바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야할 것은 힘-에너지-빛-물질의 연계적인 애매하고도 모호한 연속체! 오오오오오!!
아아. 잠시 저만의 세상에 갔다 왔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는 기다리던 당시 과연 어떤 작품일까 절대적인 기대감을 품고 있다가 막상 손에 넣어 휙휙 넘겨보고는 TV방영판의 짜깁기라는 인상을 받아버린 극장판을 집어 들어볼까 하는데요. 제발 기대이하의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기를 기도해보렵니다.
Ps. 방학인지라 공부도 잘 안 되고 해서 예전에 일하던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요. 흐음. 에어컨이 있어도 한증막 같은 이 기분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아아. 냉방병 걱정하다가 열사병에 걸리고 말겠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