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악마의 등뼈The Devil's Backbone, El Espinazo Del Diablo, 2001
감독 : 길예르모 델 토로
출연 :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마리사 파레데스 등
등급 : R
작성 : 2007.05.15.
“헉! 숨바꼭질하는 듯한 유령!! 너무 귀여운 거 아냐!?”
-즉흥 감상-
오. 뭔가 영상편집이라던가 이때까지 본 영화와는 분위기부터 묘한 차별성을 보인다 생각했었는데 제작 국가가 멕시코와 스페인으로 표시되어있군요? 그럼 생각보다 무거운 이야기를 하는 듯 하면서도 그 흐름이 부드럽고 감동적이었던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유령에 대한 철학적 중얼거림과 함께 그저 멀게만 보이는 지상으로 투하되는 폭탄 한발의 모습으로 그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꿈틀거리는 소년과 그 모습에 눈물을 흘리는 또 한명의 소년이 있게 되는군요.
그렇게 이번에는 흙먼지를 흩날리며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과 함께 고아원에 들어오게 되는 소년이 이야기의 바통을 이어받게 됩니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후견인이 자신을 고아원에 버리고 가게 되자 소년은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게 되는군요. 그런데 이 고아원에는 ‘탄식하는 사람’이라 불리는 유령의 이야기가 있었고, 소년은 그 유령과의 잦은 만남과 함께 고아원에서 있었던 어떤 끔찍한 사건의 진상과 앞으로 일어날 비극에 대한 비전을 듣게 되는데…….
작품을 괜찮은 기분으로 보긴 했지만 상황이 전시상황이라는 것만 알 수 있었기에 조사를 해보니, ‘1936년 프랑코 장군의 쿠데타로 인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스페인’이라는 정보가 나오더군요. 물론 그런 역사적 사실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정치적인 이슈보다도 그러한 역사적 사실의 단편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초자연적인 도시전설의 이야기를 듣는듯해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뭐랄까요? 이 작품의 내용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듯한 제목 ‘악마의 등뼈’와 같이 힘든 일이 벌어졌을 때 신을 찾는 것과 비슷하게 극도로 어렵고 긴장된 상황은 자칫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을 여건을 마련해준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그런 중심내용에 한 소년의 성장이야기와 권선징악적 결말구도까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듯해 감히 추천해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네? 그건 그렇다 치고 ‘악마의 등뼈’가 도대체 뭐냐구요? 진짜로 악마가 나오기는 하냐구요? 흐음. 이 작품에서의 ‘악마의 등뼈’란 빈곤과 질병으로 등뼈가 밖으로 표출되어진 기형적인 태아를 재료로 술을 담가서 만병치료약처럼 만드는… 그러니까 그것의 주재료가 ‘악마의 등뼈’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붉은 피부에 뿔 달린 얼굴, 그리고 날개를 단 직접적인 악마의 출연은 없습니다. 그저 시대적 상황이 만들어내는 유령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지만, 뭐. 모처럼 생각할만한 것을 담고 있는 작품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이 되는군요.
이번 작품에 대해 멍~ 하니 생각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보니 문득 ‘도시전설’이라는 개념이 떠올라버렸습니다. 그리고 앞선 감기록들에서 짧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던 귀신과 관련된 명절이나 축제, 그리고 종교와 관련된 수업시간에 들은 종교가 없음을 말하는 ‘무교’가 아닌 ‘무교巫敎’와 같은 민속 신앙 등 수없이 다양한 개념들이 떠오르기 시작해 행복한 기분이 들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것에 대한 장관설을 떠들어보는 것은 공간적, 시간적, 심리적 낭비라고 생각이 드는바 더 이상 적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소년의 유령이 너무 사실적이면서도 다른 유령들보다 그저 귀엽게 보이는 것이 문제의 장면을 캡처해 같이 올려버리고 싶었는데요. 아직 이 작품을 보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라도 장면의 공개는 참기로 합니다(웃음)
그럼 영화 ‘장미의 이름The Name Of The Rose, 1986’의 감기록으로 이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