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그레이브댄서The Gravedancers, 2006
감독 : Mike Mendez
출연 : 클레어 크레이머, 도미닉 퍼셀, 조시 마랜, 마커스 토마스, 체키 카료 등
등급 : R
작성 : 2007.04.28.
“나도 공자를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그의 ‘괴력난신을 논하지 말라’는 말은 좋아한다!!”
-즉흥 감상-
아아. 어쩌다가 제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영화의 시작은 SF였는데 지인 분들과의 대화라는 것이 거의 공포영화일색이 되어버린 것 같아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물론 이 현상에 대한 답으로 ‘악몽따라’에 가입하면서가 아니냐는 분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스티븐 킹’님과의 만남과 도대체 ‘호러’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그 시작이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그 밖으로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이 드는바. 궁상은 여기서 그만, 이번에 만난 작품에 대한 소개로 넘어가볼까 합니다.
작품은 천둥번개가 요란을 떠는 어느 날 밤. 어둠에 잠식된 집 안에서 공포에 질려있는 한 여인의 모습으로 그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로부터 습격을 받게 되던 중 결국에는 운명을 달리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1년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로, 죽은 친구의 장례식에 참가하게 되는 몇몇의 친구들이 이야기의 바통을 받게 되는데요. 시간이 흘러 장례식에 참가한 사람들이 다 돌아가고 친구들끼리의 자리를 만들게 되는 그들은 먼저 떠난 친구에게 그들만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자 빈 묘지에 들리게 됩니다. 그리고 밤을 지세고 해어져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 합니다. 그것은 그들 각자에게 초자연적인 어떤 현상들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그 강도가 점점 심해지자 결국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기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그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화가나버린 악령들은 더욱 통제력을 상실한 마지막 공격을 시도하게 되는데…….
흐음. 사실 이번 작품은 시작부분부터 결말을 향한 과정까지 그럭저럭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결말부분에 진입하려는 순간 시간이 없었던 것인지 제작비가 부족했던 것인지, 미술 감독이 갑자기 바뀌기라도 했던 것인지 악령이 나름대로 실체화 되었을 때의 모습에서 앞서 만나본 영화 ‘장몽長い夢, 2000’을 떠올리고 말았는데요. 힌트는 여기까지, 궁금하신 분은 직접 작품을 확인해보실 것을 당부해드리고 싶군요(웃음)
이번 작품의 제목인 ‘The Gravedancers’을 직역하면 ‘무덤춤꾼들(?)’이 되는데요. 보름달이 떠있는 비 내리는 무덤 위에서 누군가가 남긴 검은 카드의 내용을 읽고서 신나게 춤을 추는 행위는 일종의 주술적인 행위로서, 음주라는 형태의 몽롱한 최면상태와 마치 주문 같은 찬양의 시,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의식이라는 형태로서 어우러져 이승과 저승의 문을 열어버린다는 설정은 재미있었지만, 흐음.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해도 실체화 된 악령의 모습을 떠올리는 순간 코미디가 되어버리는 기분이 드는 것은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저를 떠나지를 않는군요.
그러고 보니 여기까지 나름대로 정리를 해가면서 뭔가 이상한 점이 보이기에 몇 가지 적어보자면, 우선 프롤로그에서 1년 후라며 본론을 이어 말하고 있었다지만 영화의 시작부분에서 여자의 죽음을 먼저 보여주고 이어지는 화면에서는 친구의 장례식에 왔는데 그 친구라는 존재의 성별이 남자였다고 하니 순간 혼란에 빠지는 듯 했습니다. 또, 무덤위에서 춤을 추던 부분에서는 분명 아직 완전히 그치지 못해 약간의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는데 보름달이 휘영청 밝음을 과시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바람이라도 불고 있었으면 모르겠는데 하늘이 맑으면서도 비가 내린다? 흐음. 너무 텍스트적인 그럴싸한 묘사에만 신경을 쓴 탓인지 자연현상과 이야기의 이어짐 등에서 다른 문제점들도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만들었다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는 바입니다.
그럼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s, 1995’까지 떠올리고 말았다고 중얼거려보며 영화 ‘위키드 리틀 씽스Wicked Little Things, 2006’의 감기록으로 이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