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엄지손가락 찾기親指さがし, 2006
감독 : 쿠마자와 나오토
출연 : 미야케 켄 등
등급 : NR
작성 : 2007.02.14.
“아직 일본은 가깝지만 먼 나라일 뿐이라는 것인가?”
-즉흥 감상-
솔직히 이번 작품은 이어 소개할 도서 ‘귀신설화연구鬼神說話硏究, 1995’를 읽던 도중 접했던지라 참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짐을 느껴버린 작품이라고 말해두겠습니다. 특히 ‘도시전설’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인데요. 그에 대한 이야기는 역시나 다음 감상기록에서 좀 더 했으면 할 뿐이로군요.
아무튼 이번에는 단지 ‘느낌’을 따라 만나본 작품임을 덤으로 말씀 드리며 조금의 소개에 들어가 볼까 합니다.
작품은 해맑은 어느 날 길을 걷고 있던 한 청년의 모습으로 그 문을 열게 됩니다. 그런데 짐을 빼고 있는 해바라기가 활짝 핀 집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집안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친구의 어머니인 듯한 여인으로부터 지나간 시간을 정리할 것을 당부 받게 되는군요.
그렇게 집에 돌아와 지난 시절의 악몽에 시달리다 잠에서 깨어난 청년은 동창회 소식을 접하게 되고, 어릴 적 친구들과의 친구들과 제회하게 되는데요. 그다지 반가운 분위기는 아니군요. 그리고 오랜 고민 끝에 청년은 친구들에게 어린 시절 했던 ‘엄지손가락 찾기’라는 놀이를 다시 해보자고 제의하게 됩니다.
비록 그 옛날에 있었던 특이한 경험이 재현되진 않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발생하기 시작하는 사건사고들과 함께 하나 둘씩 드러나는 진실은 도시전설과 같은 ‘엄지손가락 찾기’라는 놀이의 진상과 그들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잊을 수 없었던 사건을 말하기 시작하는데…….
어린 시절. 보통 ‘어린 시절’이라 하면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무엇을 떠올릴 수 있을시 궁금합니다. 제 개인적인 꼬마시절의 기억은 5층짜리 아파트 단지 뒤에 있던 뒷동산의 잔디밭에서 미끄럼 타고,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넓은 땅이 흙으로만 뒤덮여있는 황무지를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질주를 했었으며, 개발 중이었으나 방치되어 정글화 된 어느 공사터를 가로지르는 모험을 함께 했었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는데요. 그것도 초등학교 1학년 때 다른 지방으로 이사해 이때까지 살아온 것이라 두 살 아래인 동생은 저와 함께 했던 그 시간대를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그런데 이번 작품의 주인공들은 그 어린 시절이라는 것이 이상한 의식과 함께 실종되어버린 한 친구에 대한 기억으로 각인되어져있었는데요. 한편으로는 잊고 싶은 기억이야 말로 잊을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음? 그렇다는 것은 저의 어린 시절 기억이라는 것 또한 그만큼 잊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되는 것일 까나요?(웃음)
상실감과 책임감이 오랜 시간 버무려져 극한의 죄책감에 시달려왔던 한 사람이 마주하게 되는 이상 현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옴에 변질되어져 하나의 도시전설이 되고야만 ‘엄지손가락 찾기’라는 놀이. 보통은 원한을 살 일이 있기에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에 한 약속과 책임감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건 사고들. 흐음. 글쎄요. 이때까지 만나온 일본 공포영화들 중 많이 감소한 아쉬움과 생각보다 괜찮았다는 기분으로 만났다고 말해두겠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이러한 죽은 자의 기억과 살아남은 자들 간의 관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에 대한 문학적, 그리고 사회학적인 생각이 담겼다고 판단한 ‘귀신설화연구’의 감상기록으로 이어볼까 하는군요.
Ps. ‘뱀파이어 연대기’와 ‘마녀가 이야기’로 유명하시지만 한국에서는 책들이 나오다가 말아 그저 아쉬웠던 앤 라이스 님의 신간 ‘어린예수Christ The Lord:Out of Egypt, 2005’가 한국에서 번역본이 출시됨에 수중으로 소환해보게 되었습니다. 오오. 그저 무한감상의 영광을 외쳐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