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에코에코아자라크 エコエコアザラク 4-New Wizard of Darkness, 2001
원작 : 코가 신이치
감독 : 스즈키 코스케
출연 : 요카토 나츠키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7.01.12.
“악마란 무엇인가?”
-즉흥 감상-
아. 참으로 아쉽다고 밖엔 달리 말할게 없습니다. 시작 부분은 참 마음에 들었는데 끝을 향한 진행과정은 ‘뭔가 아니다’라는 기분만 잔뜩 가져버린 작품. 그럼 차라리 ‘에코에코아자라크’의 명패만 빼버리면 괜찮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해버린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작품은 그저 청초한 기분이 드는 어느 숲으로 그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런 상큼함 속에서 두 손을 적신 붉은 ‘무엇’을 멍하니 보고 있는 한 소녀의 모습이 보이게 되는군요.
그렇게 장면은 남자 세 명과 여자 두 명이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단 한 명의 생존자만 기절한 체 발견된 사건현장을 조사하는 경찰들의 모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 자체가 워낙에 비현실적인지라 겨우 정신을 차린 ‘미사’의 주위로 사람들이 진실을 알고자 몰려들기 시작하지만, 무슨 이유때문인지 사건 당시의 기억을 봉인당한 ‘미사’는 조금씩 깨어나는 기억 속에서 자신을 뒤 따라는 연이은 죽음에 도망가기 시작하는데…….
앞서 세편의 영화 ‘에코에코아자라크’와는 더욱더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린, 거기에 마치 앞서 접한 애니메이션 ‘게이트키퍼즈ゲートキーパーズ’의 일부를 실사로 본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저 평범하게 살았던 여고생인 ‘미사’가 ‘집단강간’이라는 사건 속에서 자신도 미처 의식치 못했던 능력에 눈을 떠버린 이야기랄까요?
뭐 그런 내용은 둘째 치더라도, 이번 작품에서 진짜 생각을 많이 하게 했던 것은 ‘특종’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 한 소녀를 궁지에 몰아넣은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통제되지 않는 ‘능력’으로 인해 괴로워하는데 실명을 동반해 생방송에서 ‘마녀’라고까지 지칭하는 것은 비록 과장된 연출이 없지 않지만 조금만 돌이켜보면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그런 비슷한 일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이름인 ‘별명’이 불러일으키는 효과와 매스컴을 통해 만들어지는 군중심리의 힘은 때로 그 잔인함이 상상을 초월한 다는 것은 경험해본 분들은 잘 아실 것이라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고 보면 비슷하게는 스티븐 킹님의 작품 ‘캐리Carrie’에 나오는 ‘캐리 화이트’를 떠올리게도 했는데요. 그만큼이나 앞서 만나본 ‘쿠로이 미사’들과는 받아들여지는 이미지가 달랐습니다. 크흐. ‘붉은 액체의 화장’ 부분은 역시나 직접 확인해보실 것을 권장하고 싶어지는군요.
그건 그렇다 치고 앞선 작품들처럼 이번 이야기도 참으로 이가 맞지 않는 설정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우선 외국에서 ‘미사’의 아버지의 미쳐감과 어머니의 죽음은 미사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와 결말부에 마치 작품 내의 절대주문인양 중얼거리는 다수의 ‘에메에코 송’에 이은 도시에 그려지는 별은 후속편을 위한 장치인지 필름이 남아돌아서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더군요. 뭐. 전체가 B급영화 같으니 깊은 고민은 하지 않으렵니다(웃음)
그럼. 매 작품 마다 꼭 마지막을 장식하던 주문을 끝으로 이번 감상기록을 마쳐보기로 합니다.
“에코에코 아자라크
에코에코 자메라크
에코에코 케로노로스
에코에코 아라디아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