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토미에 - 리벤지富江 REVENGE, 2005
원작 : 이토 준지
감독 : 오이카와 아타루
출연 : 시라타 히사코(카즈에), 미나미(후유키 유키코), 반 안리(카와카미 토미에)
등급 : NR
작성 : 2006.09.09.
“처음에는 좋더니 진행될수록 왜 점수를 깎아먹어?”
-즉흥 감상-
아아. 지금 안면도에서 컨테이너 박스를 때리는 비의 음악소리를 들으며 감상기록이라는 것을 작성 중에 있습니다. 오늘은 낮 시간 동안 여기 저거 돌아다녀볼 생각이었는데 비가 내리다니요. 그래서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던 중 몇 일 전에 기어이 보고만 작품에 대해 별다른 기록을 해두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내고 말았습니다.
그럼 위의 즉흥 감상에도 있듯 처음에는 뭔가 색다른 분위기의 연출에 감탄을 하다 뒤로 가면 갈수록 짜증이 나기 시작했던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어두운 밤. 나무로 가득한 숲길을 달리는 자동차 불빛의 등장으로 작품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늦은 시간 이어서인지 하품을 하며 운전을 하던 한 여인이 사람의 형상을 지닌 무엇인가를 치고 마는군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에서 내린 그녀는 사방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하고 마지막으로 차 아래를 보고선 자신의 뒤로 누군가의 존재감을 감지하게 됩니다. 그렇게 지독한 공포감에도 불구하고 겨우 뒤돌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알몸의 한 여자. 하지만 알 수 없는 중압감에 억눌린 그녀 앞에서 알몸의 여자가 숲 속으로 달아나기 시작했고 자신도 그 뒤를 쫒게 됩니다. 그렇게 어떤 별장까지 들어간 그녀는 끔찍한 광경을 마주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이야기는 1년 후로 이어져 사건 현장 속에서 발견한, 하지만 기억을 잃은 소녀 하나와 그 소녀를 둘러싼 비밀들이 오리지널 토미에를 추적하는 사람들과 함께 광기어린 속삭임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는데…….
색다른 시도는 좋았지만,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라는 이름으로 뇌를 태워버리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꼭 시간을 1년 뒤로 이어지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러면서도 아직도 꿈틀거리는 저 일반인들의 시체들은 무엇일까? 거기에 토미에의 ‘본체’에 대한 언급은? 그건 그렇다 치고 마지막의 저 장면은 또 뭐란 말인가? 후우. 뭐 앞선 ‘토미에 비기닝富江 Beginning, 2005’의 감독과 같은 사람이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정말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자막이 없이도 무슨 내용인지 알아먹을 수 있을 정도의 단순한 내용에 시작도 끝도 없는 이상한 전개라니요. 아아아.
사실 개인 적으로 한 감독이 만든, 거기에 개봉일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작품인지라 ‘토미에 비기닝’과는 일종의 연속적인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어진 이야기라고는 같은 감독이 1998년에 출시한 영화 ‘토미에富江’와 2005년도의 ‘비기닝’이더군요. 제목이 ‘복수’라기에 자신의 시체를 썰었던 다른 동급생들을 찾아가며 하나 둘씩 처단하는 내용인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아니고. 아아. 모르겠습니다.
연속성은 고사하고, 오히려 원작의 그저 아름다웠던 토미에들을 처참하게 뭉개버린 듯 한 작품들. 거기에 발전성 없이 더욱 망가져 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정말이지 ‘용서’는 커녕 제목처럼 ‘복수’를 하고픈 마음을 들게 하는군요(웃음)
그럼 마침 신세지고 있는 펜션의 한 컨테이너 숙소(?) 안에서 영화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1982’ DVD가 발견되었으니 그것을 볼 준비를 하며 이번 감상기록을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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