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너바나 NIRVANA, 1997
감독 : 가브리엘 살바토레
주연 : 크리스토퍼 램버트, 디에고 아바탄투오노 등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날짜 : 2002.07.12.
공포물도 피보다 철학이 튀기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SF도 현란하고 과장된 액션이 없는 생각의 시간을 가지게 하는 작품을 더 좋아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저 환상적으로 자극만을 추구하는 것 보다 현실적인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겠군요.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에 제작과 관련된 모든 분들의 이름이 올라가는 부분. 그러니까 ‘엔드 크레딧’이라고 하던가요? 아무튼, 작품의 대부분에서 내리는 눈이 그곳에서도 내리고 있었는데요.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영화 ‘매트릭스’에서의 한 장면이 떠오르고 말았습니다. 알 수 없는 문자나 기호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바로 그 모습. 그 모습과 ‘너바나’의 마지막 부분이 흡사하다는 느낌이 충격적으로 와 닿아 ‘매트릭스’는 ‘너바나’에서의 인상적인 장면을 도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무튼, 작품은 지미라는 이름의 게임 프로그래머 의 이야기로, 1년 전으로 영상 편지를 하나 남기고 자신을 떠나버린 여자 친구로 인해 마음고생이 많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만든, 조만간 출시예정의 게임이 바이러스로 인해 이상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바로 게임 안의 인물인 ‘솔로’에게 자의식이 생겨버렸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그런 솔로는 자신을 지워달라고 애원하게 되는데요. 만들어진 삶, 미래가 없는 인생 그리고 계속해서 죽음을 맛봐야만 하는 자신의 이야기에서 그는 자유를 원했던 것입니다.
그런 한편, 솔로는 지미에게 떠나버린 여자 친구를 찾아갈 것을 말하게 되고, 그 둘은 나름의 방법으로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한 모험 가득한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지만…….
잔잔한 노래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
작품의 후반부에 가면 웹에서의 세상을 밤의 도시이자 고속도로 같은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VCD표지에는 너바나가 ‘열반涅槃’을 의미라는 단어라 말하고 있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모습을 부드럽게 연출하고 있었는데요. 그 밖으로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지미가 만든 게임 속 캐릭터와 인생에 대해 대화하는 장면, 해커의 침입을 막는 프로그램, 그리고 가상현실 공간에서 게임을 삭제 장면 등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참된 삶이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자유란 무엇일까요? 진실한 사랑이란 또 무엇일까요? 이 외에도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이처럼 내용 있는 SF를 원하시는 분들께 절대 추천 을 해보렵니다. 그럼, 언제나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발전과 행운이 있기를 기원하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이때까지 살아온 방식이 진정으로 자유로웠나요?
자. 다시 한 번 뒤돌아봅시다.
그리고
변화와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다시 한 번 힘껏 도약해 봅시다!!
덤. 그날 산 세편의 영화 중 두 번째입니다. 이 감기록을 올리고 날 때쯤이면 ‘쇼생크 탈출’까지 보고난 후가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