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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메신저
시마다 마사히코 지음, 서계인 옮김 / 미학사 / 1993년 12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1342411489147.jpg)
제목 : 드림 메신저Dream Messenger
저자 : 사마다 마사히코
역자 : 서계인
출판 : 미학사
작성 : 2004. 7. 30.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지금."
이번에 읽은 책은 사실 손에 들어온지 조금 된 책입니다. 입대 전에 헌책방에서 구매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니 벌써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것일까요? 사실 샀던 날 조금 읽다가 1차 정기 휴가를 다녀와서 다시 다 읽게된 작품입니다. 뭐 일종의 연대기나 어떤 인물에 대해 알아가는 내용의 소설이 생각보다 읽기 힘들어 박경리님의 토지, 앤라이스님의 뱀파이어 연대기 마냥 정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게 된 작품이군요.
작품의 제목만 봐서 또 저의 악취미가 그게 그거지 않느냐라고 잔소리를 하실지 모르겠군요. 다른 장르의 책도 많이 읽는 편인데 왜 유독 컬렉션 중에 초자연적인 내용이나 오컬트 관련 주제만 유달리 잔소리가 많은지 원(사회 통념 중에서 타부시 되는 것이기에 그런것인가?).
뭐 하긴 저도 그런 부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기에 무엇이라 말은 안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말씀 드리고 시작하도록 하지요. 이번 작품 '드림 메신저'는 미스터리나 초자연적인 어떤 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그럼 드림 메신저의 세계에 한번 빠져볼까요?
아들을 찾아 달라는 한 노 미망인의 의뢰. 증권 어널리스트인 미모의 여인 마이코는 쿠비다케라는 전직 소설가를 통해 아미노 부인의 의뢰를 받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탐정소설인 듯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됩니다. 한편 노 부인이 찾고자 하는 아들의 이야기가 따로 나오는데요. 그의 이름은 매튜. 잊혀진 이름 - 마사오이자 노부인이 찾고자하는 아들의 이야기이지요. 그는 '모든 이들의 연인이자, 모든 이들의 친구'가 직업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또한 어린 시절 외국에서 렌탈 차일드Rental Child의 삶을 살기도 한 주인공 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찾아나서는 이들이 알게되는 그의 과거와 자신을 찾기 위한 회상 속에서의 그의 이야기. 이 작품은 그런 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로가 서로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기나긴 시간의 부재. 그리고 만남을 위해 사람을 찾아다니는 한편,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잡으려는 주인공들.
앞에서도 짧게 언습했지만 이 이야기는 일종의 연대기나 회고록 같은 기분이 듭니다. 정체성의 소멸로 인해 자신을 찾아가는 듯한 이야기. 현실에 안주하기 위해 미래보다는 과거의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타인과의 공존을 위해 타인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는 한편 과거로 부터 자유로워지고자하는 이들의 이야기. 저는 이 작품을 감히 이런식으로 이해 했습니다.
이 작품을 읽어가면서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빠르게 진행되는 국제화. 정보통신과 운송수단의 발전으로 인해 국경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런 현실 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으로 인해, 그리고 자신을 유지시켜나가기 위해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거나 타인을 알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이 작품에서 저는 두명의 매력적인 케릭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매튜와 쿠비다케입니다.
매튜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며, 미카이 나이트라는 배호령背護靈 - 일종의 수호령이나 자신의 분신체 -를 가지고 살고 있지요. 사실 매튜도 마음에 들지만 그 미카이 나이트라는 것에 더욱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혹시 모르게 붕괴될지도 모를 자신을 유지하기위해 만들어진 또하나의 인격이 아닐까요? 주인공 매튜 - 마사오의 미카이 나이트 처럼 저 또한 저 자신의 붕괴를 막기위해 그녀 - 자칭 '얼음의신'을 만든 것인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분신체 '무한오타'를... 아니면 혹시 모르게 저 자신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기분으로 만화를 그리고 글을 써내려가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전직 소설가 쿠비다케. 어딘가 모르게 저와 많이 닮아 보이는 케릭터라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괴로운 기분으로 만났습니다. 자신의 소설에 잠식 당하여 결국 자기자신을 소설속의 한 일물로 치부하며 하루하루의 공허 속에서 살다가, 미쳐서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을 경매해 결국 노 부인에게 자신을 팔아버립니다. 삶에 리얼리티를 상실해버린 케릭터. 그렇기에 주변 모든 것에 거리낌 없이 즐길 줄 아는 케릭터입니다. 결국 자신을 찾긴 하지만 방황하는 그의 모습에서 현재의 저의 모습을 보는 듯해 섬뜩한 기분이 없지 않아 있더군요.
이 책을 읽고나서 흔히 사춘기적 고민거리라는 것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감상문의 처음에도 적어 둔 말.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에 있는가? 지금."
급변하는 세상. 그런 세상 속에 사는 우리들은 육체적으로는 성숙할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아직 질풍 노도의 시기가 완전히 가시지 않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아 정체성의 불안정이라...
이렇게 이번 감상을 접어 봅니다.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