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 1 -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김성범 / 미컴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을 읽고
저자 : 장용민, 김성범
출판 : 미컴
작성 : 2003. 5. 30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름을 가진 작품. 그것은 어울리지도 않으면서도 절묘하게도 의미가 상통되는 듯한 단어들이 만들어낸 이름. 저의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잔잔한 메아리치는 이름입니다. 그 작품의 이름은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결에라도 이름을 들어본 작품 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는 영화의 제목으로 많이 알고 계시더군요. 원작은 PC 통신망에 연재되어 책으로 출판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후 영화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되어 영화화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당시 많은 한국 영화가 그랬듯 원작이 유명한(인기 있는) 작품이기에 영상화되면서 흥행 실패한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버지께서 건축 쪽에 종사하시다보니 알게된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처음은 영화로 접하게 된 작품이지요. 그 당시 영화를 보고 원작이 있으면 그 원작을 찾아 즐기던 저는 이 영화의 원작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러던 도중 PC통신에 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책으로도 출판되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무엇인가 흥미롭게 영상을 즐겼던 저. 그리고 원작까지 손에 넣은 저는 그 책의 알 수 없는 마력에 그 날 밤을 넘겨버린 추억이 있군요. 오랜만에 그 다음 작품인 '운명계산시계'를 입수했고 하니 다시금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의 세계에 빠져봅니다.

  시대는 윈도우 95가 대중화였던 시대. 졸업논문으로 '이상'에 대한 자료를 찾는 건우. 그리고 이상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이 세상을 색다른 시각으로 보는 선구자(혹은 몽상가로 보이기도 하다) 덕희가 만나게 되고 사건은 조용히 시작합니다.

   일제점령기의 미스터리적 사건과 천재 시인―사실은 천재적인 건축가인 이상 김해경과의 묘한 연결. 그렇게 시작한 그들만의 소설 '건축무한 육면각체의 비밀'은 연재 초기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보이게 되고 그들은 이야기를 계속해나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익명의 제보자에게 박정희 시절의 어떤 힌트를 얻게됩니다. 덕희는 친구 정도 되는 누나―태경을 통해 안기부를 해킹. 그렇게 해서 얻어진 자료를 자신들의 소설에 넣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의문의 연쇄살인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주인공까지 누군가에게서 목숨을 위협받게 되는데…….

   이 작품을 읽다보면 상당히 리얼리티가 느껴집니다. 역사적인 사건을 미스터리 적인 요소와 함께 풀이해나가는 것도 그렇지만 저는 주인공들의 삶이 저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사실처럼 와 닿는군요.(현실과 타협하는 건우와 현실에서 벗어난 덕희. 그들의 어긋난 콤비플레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덕희를 좋아합니다.)

   '알고 있다'의 사건들을 다른 시각에서 완전히 새롭게 진실을 찾아가는 모습과 끝없이 펼쳐지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그리고 영화에서 잘 표현하지 못했던 이상이 만든 함정과 시를 풀이해나가는 과정이 원작에서는 환상적으로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영화에서는 이상의 시를 다 풀이하지도 않고 몇 가지만 푼다. 풀어 가는 모습도 원작에 비하면 어기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혼으로 이어진 이상의 후예들. 어떻게 말하자면 민족정신을 말하는 듯한 이야기. 자 생각해 봅시다. 우리의 삶에서 무엇인가 노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라고.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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