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와일러의 편집광
윌리엄 와일러 감독, 모나 워시본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편집광 The Collector, 1965
원작 : 존 파울즈-소설 ‘콜렉터 The Collector, 1963’
감독 : 윌리엄 와일러
출연 : 테렌스 스탬프, 사만다 에가 등
등급 : NR
작성 : 2011.02.15.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이성과 이상 사이에서,”
-즉흥 감상-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수집가’이기에 관심을 가진 작품이 하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망각의 영역에 밀어두고 있었는데요. 결국 ‘애인님과 함께 본 영화’가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푸르른 초원을 달리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나비를 잡고 있다는 것도 잠시, 그저 평화롭기만 하던 음악이 무게를 더하는 것과 함께 ‘어떤 계획’을 위해 외딴 곳의 집을 사게 되었노라 고백하는군요.
  그렇게 어떤 한 여인의 뒤만 쫓아다니던 그가 결국 그녀를 납치해 감금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는데요. 영문을 모른 체 갇혀 지내게 된 그녀야 어찌 되었건, 남자는 조건만 만족시켜준다면 극진히 대접해줄 것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감금된 그녀는 조금이라도 틈을 발견하면 탈출을 시도 하고, 남자는 그런 그녀를 마주할 때마다 고뇌로 가득한 표정을 보이는데요. 시간의 흐름 속에 약속된 해방의 날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둘의 관계는 도무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었는데…….

 

  우선, 이 작품은 먼저 소개한적 있던 영화 ‘콜렉터 The Collector, 2009’와 별로 상관이 없겠습니다. 그리고 50년이 조금 못되는 연식을 지닌 고전영화인데요. 영화를 만나기 전에 우려했던 것 보다는 괜찮았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뱉어 봅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까나요? 이 세상의 모든 덕후들은 사장되어야한다구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공식에 어둠을 마주하고 말았다구요? 네?! 이제는 ‘완전한 사육 시리즈’를 달려야할 차례라구요? 으흠. 안 그래도 영화 ‘완전한 사육-신주쿠 여고생 납치사건 完全なる飼育, 1999’을 대기 중이었는데 그것이 시리즈인줄은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무튼, 세월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하는 것이 언어라지만, ‘편집광’이라는 제목은 조금 아니지 않나 하는데요. 그렇다고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저 씁쓸하기만 합니다. 원제목은 ‘수집가’인데, 번역된 제목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망상을 나타내는 병적 상태를 말하는 ‘편집광 paranoia’였으니, 순수한 집착을 병적으로 묘사하는 것 같아 조금 불편했는데요. 아니, 번역된 제목이 작품의 모든 것을 까발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하나의 단어가 가질 수 있는 여러 의미에 대한 은유와 상징에 대해 상상력을 저하시키고 말았다고 고집을 부려볼까 합니다.

 

  나름의 순수 덕후라는 것은 알겠으니 위의 즉흥 감상을 설명해달라구요? 굳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표현으로 물음표를 던져주신 분께, 그것은 관심에 대한 거친 표현이려니 받아넘겨봅니다. 아무튼, 사랑의 두 모습에 대해 보통 ‘애정’과 ‘애증’을 말할 수 있듯, 또 다른 시점으로는 ‘이성’과 ‘이상’을 말할 수 있을 것인데요. 한 번 더 풀어보면 ‘상식적인 사랑’과 ‘상식을 초월하는 사랑’? ‘객관적인 사랑’과 ‘주관적인 사랑?’, ‘보편적인 사랑’과 ‘드라마틱한 사랑?’ 모르겠습니다. 비록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에 공감대가 형성되진 않았지만, 상황을 놓고 본다면 예술을 전공한다는 여인의 입장에 서고 싶었는데요. 억압이라는 것이, 튀어오를 훗날을 위한 원동력이 될 수 도 있겠지만, 적당선을 넘어버리게 되면 고장난 용수철 마냥 존재의 가치를 상실해버리게 된다는 점에서, 으흠. 적으면 적을수록 같은 말은 다른 표현으로 빙빙 돌린다는 기분뿐이니, 기회가 되는대로 원작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럼, 폭설에 이은 얼어붙은 길에 미끄럼 사고를 조심하시라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데요. 음~ 춥습니다! 하지만, 뜨거우리랏!!
 

TEXT No.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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