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교통경찰의 밤 交通警察の夜 , 1992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이선희
출판 : 바움
작성 : 2010.05.31.




“당신은 선과 악 중 어느 쪽인가?
길 위를 달리는 흉기를 마주한,”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자정을 알리는 라디오와 그것에 이어 나오는 노래를 좋아한다 말하는 경찰관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보고서를 작성하던 것도 잠시, 교차로에서 자동차충돌사고 소식을 접하게 되는군요. 그런데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양쪽 다 그때의 신호를 ‘초록색’으로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는데 [천사의 귀]. 
  그렇게 늦은 밤의 퇴근길. 자신의 앞을 달리던 트럭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일으키게 되었음을 목격하게 되는 것도 잠시, 결국 사망한 트럭운전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의견이 흘러가자 트럭운전자의 부인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면서 나름의 방법으로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는 [분리대]로 계속되는 이야기의 장이 열리게 되는 작품은, 그저 기분 좋은 퇴근길. 하지만 앞서 달려가는 차가 ‘초보운전’이었기에 시비를 걸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는 [위험한 초보운전], 차에 상처를 입혔기에 죄송하다며 보상을 해주겠다는 한통의 전화. 그리고 그런 그의 너무나도 친절한 행동은 가슴 아픈 진실을 속삭일 뿐이었고 [불법주차], ‘이혼’에 대해 말하는 남녀 한 쌍이 창밖으로 버리게 되는 쓰레기에, 뒤따라오던 차 안의 ‘결혼의 꿈’을 품은 커플이 피해를 보게 되었지만 [버리지 마세요], 자동차와 자전거의 충돌이라는 교통사고는 잠시, 그 운전자가 실제 누구였는가에 대한 추적이 시작되는 [거울 속에서]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가득이었는데…….




  아아. 단편집입니다. 그것도 이때까지 달려온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씁쓸한 맛이 진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길 수밖에 없는 중독성을 품고 있는 이야기 묶음! 그저 그 여섯 잔의 차를 준비해주신 작가님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 뿐입니다.


  교통경찰이라.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경찰 중에서도 ‘교통’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경찰이면 다 경찰인거지 꼬리표가 다 뭐냐구요? 음주단속은 의경 애들이 하는 거 다이니까 그만 말해도 된다구요? 네?! 이 작품 혹시 교통경찰 중에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극이 아니냐구요? 으흠. 저도 읽기 전에는 새로운 시점의 탐정소설이 되는 줄 알았지만 직접 읽어보니 조금 아쉽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동양권보다 사양권의 영상물 특히 과학수사영역에 더 많이 노출되어서인지, 아니면 신작이라면서 사실은 20년의 시간차를 가진 작품이라서인지 읽는 내내 답답해 마침표를 만나기가 정말 힘이 들었는데요. 그럼에도 인간이란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합리화시키기 바쁜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등 진지한 자세를 취해보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천사의 귀’가 시작되는 이야기답게 그 결말은 가벼웠지만, 계속되는 이야기들은 생각에 무게를 더해가고 있었다고만 적어보는군요.


  네? 가장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하나 뽑아보라구요? 으흠. 다른 이야기들도 나름 공감대를 형성해볼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버리지 마세요’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요. 고속도로건 국도건 한적한 길이다 판단되면 창문을 열고 달리기를 즐기는 편이지만, 무슨 카트라이더를 현실에서 실천하는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들 창밖으로 잡다한 물건들을 투척하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하긴 영화 ‘괴물The Host, 2006’에서 괴물의 탄생배경이 오염물질의 무단방유였으니, 길 위를 달리는 이들을 괴물로 만들 수 있을 쓰레기 투척. 계속되는 강조가 아깝지 않을 만큼 중요한 이야기였다 생각해보렵니다.


  그럼, 밤낮으로 고생 많으신 교통경찰관 분들에게도 격려와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본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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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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