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망치 - 2005년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 블랙 캣(Black Cat) 10
기시 유스케 지음, 육은숙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유리 망치 硝子のハンマ-, 2004
저자 : 기시 유스케
역자 : 육은숙
출판 : 영림카디널
작성 : 2010.04.21.




“이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 그것이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즉흥 감상-




  ‘기시 유스케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고층건물의 평면도에 이어, 도박에 찌들어있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출근하는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방금의 남자는 건물의 경비를 담당하고 있었으며, 새로운 간병 설비(?)에 대한 시연과 그것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는군요. 
  그렇게 회의의 마침과 낮잠으로 이어지는 휴식은 잠시, 밀실이나 다름없는 공간에서 사장의 주검이 발견됩니다. 거기에 석연치 않은 정황으로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사람이 있었기에, 그것을 해결해보고자 방범회사를 운영하는 전문가가 현장검증 의뢰를 받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침입이 불가능할 것 같은 공간으로 하나 둘씩 장애물을 돌파해나가는 모습과 함께 살인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시도가 있게 되었지만, 그런 기상천외한 재구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계속되는 ‘불가능의 벽’만을 새롭게 제공할 뿐이었는데…….




  이번에는 기시 유스케 님의 본격 추리소설이란 말인가?! 라며 흥분했다는 것은 살짝 옆으로 밀어두고, 갑작스러운 시점의 변화에 책이 잘못 만들어진 줄 알고 당황했습니다. 위의 간추림에서도 언급되어있듯. 감히 ‘밀실탐정’이라 부르고 싶은 남자의 이야기에서 감탄을 연발하고 있다가, 나름 불행한 인생으로 전락해버린 젊은이의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으로 갑자기 바뀌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1부 두 권, 2부 한 권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완전범죄. 밀실살인.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갈릴레오 시리즈’를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위의 즉흥 감상에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그거야 어찌되었건 이번 작품은 그런 ‘밀실’을 전문으로 다루는, 다르게 적어보면 불가능한 침입에 도전의식을 느끼는 탐정(?)이 등장해 사건을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만으로는 그의 매력을 완전히 맛보기 힘들다는 판단이 서는 바. 계속되는 작품을 통해 그의 인생에 공백을 채워주시고 상상을 초월하는 밀실살인사건의 세계로 문을 열어주셨으면 해보는데요. 그거야 작가님 마음이니, 아직 만나지 못한 다른 작품들에 관심을 돌려볼까 합니다.




  ‘유리망치’라.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 제목을 통해 무엇은 연상해 보셨는지요? 그 자체로 유리로 만들어진 망치가 살해도구로 등장하는 거 아니냐구요? 금이 간 두상의 표지에서부터 인간의 나약함을 사회현상과 버무린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되셨다구요? 네?! 처음부터 로봇과 원숭이 타령하더니 결국에는 트릭살인이 되어버린 것도 모자라 느닷없이 주인공이 더 추가되어버리는 것이, 작품이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구요? 으흠. 개인적으로는 소설 ‘브루투스의 심장-완전범죄 살인릴레이 ブル-タスの心臟―完全犯罪殺人リレ, 1989’가 떠오른 것이 그 작품에 ‘간병원숭이’라는 생소한 문물을 곁들인 살인사건은 포장으로, 편견이라는 맹점으로 오해관계가 형성되는 사회를 보여주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음~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궁금합니다.



  그럼, 재미있었던 반면 아쉬움도 없지 않았던 만남이었으며, 당장 남은 두 작품은 또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데요. 쩝. 이상하게도 자꾸만 미련이 남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미련’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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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No.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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