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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평점 :
제목 : 오만과 편견 Pride and Prejudice, 1813
저자 : 제인 오스틴
역자 : 윤지관, 전승희
출판 : 민음사
작성 : 2010.02.01.
“고전까지는 이해하겠으나,
교양까지는 감히 장담을 못하겠노라.”
-즉흥 감상-
애인님께서 빌려주신 소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Pride and Prejudice and Zombies, 2009’를 만나보기 위해 집어 들게 되었다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돈 많은 젊은 독신남이 마을에 나타나게 되었음에 자신의 들뜬 마음을 남편에게 말하는, 딸만 다섯인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마을의 자랑(?)인 맏딸을 그 총각에게 붙여보고자 나름의 계략(?)을 펼치게 되는군요.
그렇게 모든 것이 잘 풀릴 것만 같던 이야기의 실타래가 그만 꼬여버리기 시작했음을 말하는,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들을 바라보고 생각하여 그 판단을 독자들에게 보고하겠노라는 둘째딸이 이야기의 바통을 쥐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언니가 잘 되기를 진실로 소망하는 것은 잠시, 자신에게 날아오는 사랑의 화살들에 놀라게 됩니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드러나게 되는 마음에 든 남자와 죽도록 싫어하는 또 다른 남자에 대한 엇갈리는 진실을 통해, 그녀는 진정한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한 깨달음의 시간을 가지게 되지만…….
이야기야기와의 데이트를 즐기던 저에게 어머니께서 한 마디 하셨습니다. “우리아들. 이제야 교양도서를 읽는구나.” 그리고 저는 한참 멍~하니 있었는데요. 이때까지의 독서생활은 잠시 밀어두고라도 도대체 ‘교양’이라는 게 무엇입니까? 당장 사전을 열어봐서는 ‘敎養, culture : 인간의 정신능력을 일정한 문화이상(文化理想)에 입각, 개발하여 원만한 인격을 배양해 가는 노력과 그 성과.’라고 되어있는데요. 작품의 내용상 ‘잰 체하고 뽐냄’의 의미를 가진 ‘교양 驕揚’을 사용해야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지만, 으흠. 그래도 불효자 소리는 듣기 싫었는지라 “어떻게 이 소설이 ‘교양을 쌓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입니까?”라고 따지지는 못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을 읽어보신 적이 없는 어머니께서는 ‘고전명작≒교양도서’라는 공식을 마음속 깊이 품고 계실 것이라 감히 장담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네? 아무리 말을 빙빙 돌려 말하고 있어도 어째 이번 감기록은 오만하고도 편견으로 하나 가득인 의견으로 채워지고 있는 것 같다구요? 으흠. 아무튼,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떤 기분으로 마주하셨을까나요? 인간이란 오만하고도 편견으로 중무장한 존재라는 것이 정설인데 뭐가 더 새삼스러울 게 있냐구요? 자칫 방대한 분량에 손이 안 가시는 분들에게는 영화를 적극 추천해보고 싶으시다구요? 도저히 고전소설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것이 시간가는 줄 몰랐다구요? 하긴 저도 예전에는 고전명작이라면서 한 없이 두꺼운 책을 용기 내어 시작의 장을 넘겼었다가 지독하게도 읽기 힘들다는 사실에 집어던지고 말았던 추억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이야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동안 소설 ‘토지 土地, 1969~1994’를 읽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이런 작품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흥분된 마음을 조금 진정시키고 다시 자리에 앉아봅니다. 그리고는 ‘함께 보는 작품’으로 애인님께서 보내주신 영화 2005년의 영화판과 1995년의 연속극 판을 대기시켜 보는데요. 살짝 돌려봐서는 남자 주연이라 말하고 싶은 그의 모습이 어찌나 상상하는 그대로인 것인지, 아아. 빨리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럼, 그동안 오만함의 대명사로 인식하고 있던 영화 ‘도그빌 Dogville, 2003’의 자리에 이번 작품을 놓아본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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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