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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덴티티 - 할인행사
제임스 맨골드 감독, 존 쿠삭 출연 / 소니픽쳐스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 : 아이덴티티 Identity, 2003
감독 : 제임스 맨골드
출연 : 아만다 피트, 레이 리요타, 존 쿠삭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9.12.27.
“미쳐버린 신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즉흥 감상-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가 아마도 군 생활 중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전담(?)이었던 내무반장이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인지라 같이 보게 되었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호공조’라는 영화모임에서 이벤트를 하나 맡으면서 다시 만나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계단 위의 존재하지 않는 남자를 만났다는 내용의 시를 중얼거리는 남자의 목소리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것이 녹음된 목소리였으며, 그것을 듣고 있는 한 남자의 바쁜 모습을 보이게 되는군요.
그렇게 진단 결과 ‘정신분열증’에 걸렸다고 판단을 내렸기에, 살인죄로 사형을 앞둔 남자에게 재심의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데요.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밤, 어느 한 모텔에 모여들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어떻게 해서 그곳에 모이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것도 잠시, 각 방의 열쇠들이 주검과 함께 남아있게 되는 의문의 살인사건이 연이어지게 되는데요. 어떻게든 상황을 해결해보려는 그들은 고립된 환경 안에서 서로에게 어떤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지만, 한 번에 한 명씩이라는 죽음의 손길은 그들을 집요하게 쫒아올 뿐이었는데…….
그 어떤 것에도 정신없었던 신병 시절에 이 작품을 만나서인지 정말 재미없다는 평가를 내렸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지나 다시 만나보았을 때는 훨씬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역시 제 인생 최고의 반전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 The Usual Suspects, 1995’뿐인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아무리 ‘반전’이 중심인 작품일지라도, 그것이 반복될 경우 그 충격이 배가 되기는커녕 희석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분명 예전에 봤으면서도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작품을 이렇게라도 감기록으로 남겨볼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만족해보렵니다.
이 작품을 보던 중 ‘복수심에 불탄 남자 때문에 한 섬에서 열 명이 차례로 죽었는데, 결국 그들 전부가 연결돼 있었던 영화’의 언급을 마주하는 순간, 앞서 소개한적 있던 미니시리즈 ‘하퍼스 아일랜드 harpers island, 2009’가 연상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애인님께 했더니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 그런 이야기가 있다고 하기에 계속해서 조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 결과 작품의 소개 글에서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nd Then There Were None, 1945’라는 영화의 언급을 찾아볼 수 있었으며, 동명의 원작 소설을 모티브로 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보니 ‘하퍼스 아일랜드’ 또한 그 작품과 관련되어있지 않을까 궁금해지는 것이, 오랜만에 아가사 할머님의 옛날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어지는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작품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보셨을까나요? 최근 영화 ‘2012, 2009’에서 큰 활약을 하신 존 쿠삭 님이 등장하는 작품이니 당연히 만나봐야 했지 않냐구요? ‘열길 물 속 알아도 한길 사람 속 모른다’는 말이 있다지만 최종 반전은 정말 충격적이었다구요? 정신분열증과 관련된 영화는 ‘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 2001’가 짱이라구요? 그러고 보니, 방금 언급한 작품도 참 멋지다는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지만 아직 기록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는데요. 감기록을 위해서라도 빨리 만나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아이덴티티’는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그것이 궁금하여 사전을 열어보니 ‘동일한 사람’ 또는 ‘동일성’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분열된 인격을…아차! 헤살할 뻔 했군요. 아무튼, ‘무책임한 소설가’이자 ‘그 세상의 신’에 대한 철학적 전투를 회상해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1108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