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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레인보우 - 할인행사
안진우 감독, 장진영 외 출연 / 베어엔터테인먼트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 : 오버 더 레인보우 Over The Rainbow, 2002
감독 : 안진우
출연 : 이정재, 장진영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09.11.11.
“때론 나도 기억상실증에 걸려보고 싶다.
기억을 되찾는 과정 아니, 결말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만 있다면야.”
-즉흥 감상-
최근 며칠 동안 신경 쓰일 곳이 많았다보니 기록이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테스터’로 만나보게 된 작품이라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밤의 어둠에 잠긴 터널을 지나 촉촉이 비가 내리고 있는 길을 차로 달리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는 것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어떤 여인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은 잠시, 무엇인가에 홀린 듯 신호를 무시하고 길을 달리던 순간,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다행히도 별 이상 없이 퇴원을 기다리게 되었다는 남자는 일단 넘기고, 지하철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여인이 이야기의 바통을 같이 받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계속되는 나날 속에서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려버렸음을 인식하게 되는 남자와 연인과 헤어졌기에 추억을 반환하려는 여인의 이야기가 교차하게 되고, 결국 그 둘이 한자리에서 마주하게 되는데요. 그런 과정에서 그 둘이 대학교 때 같은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었음이 밝혀지게 되고 남자의 잃어버린 기억 속의 ‘그녀’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되었지만, 그런 둘의 관계는 우정을 넘은 사랑의 싹을 피어오르게 할 뿐이었는데…….
음~ 결론부터 적어보자면 특별한 감흥도 없이 그저 그런 기분으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기억 속의 ‘그녀’를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진실 된 사랑이라는 소재가 그동안 많은 작품들을 통해 이야기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는지, 오히려 소설로 이번 작품을 만나보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될 정도였는데요. 네? 천계형님의 코믹 ‘오디션’이 원작이라구요? 아아. 미니시리즈 ‘오버 더 레인보우, 2006’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앞서서 제작되어진 영화를 말하고 있는 것이었으니 오해가 없었으면 해보는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런 ‘무지개’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는지요? 흔히 프리즘이라는 것을 통해 볼 수 있는 ‘스펙트럼’이며, 시공연속체의 개념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라구요? 낙원을 묘사할 때 빠지지 않는 그림이라구요? 네?! 그 끝에 존재한다는 황금단지를 찾기 위한 노력에 끊임이 없으시다구요? 으흠. 아무튼, 방금 열거한 물음표들을 거꾸로 나열해보면 저의 인생관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농담으로 넘기고, 이번 작품에서의 ‘무지개’란 참으로 시적으로 표현되었다고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잃어버린 기억속의 그녀를 왜 ‘무지개’라 부르게 되었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작품을 통해 확인해 봐 주셨으면 해보렵니다.
네? 그저 심각해 보이는 즉흥 감상에 대한 해명이 필요할 것 같다구요? 으흠. 저는 건망증이 심합니다. 하지만 꼭 건망증이라기보다는 억눌린 기억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좋아하는 정보만 계속해서 활용중이다보니 그 밖의 기억들을 재생시킬 여력이 없는 것 같기도 한데요. 간혹, 길을 걷다가 너무나도 반갑게 인사하는 또래인 사람들을 볼 때마다 미안해지는 것이 현재까지 자주 보는 친구들이 아니라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심한 좌절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렇다보니 때로는 잃어버린 아니, 잠자고 있는 기억들을 깨워보고 싶은 기분을 종종 느끼고 있었는데요. 마침, 이번작품을 보면서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가도, 제3자의 시점에서나 스릴 넘치겠다 싶지 정작 본인이 그런 일을 당하면, 으흠.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하지만, 기억상실증이라. 흐음. 가끔은 제 머리를 포맷해서 다시 써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본의 아니게 밀려버릴 위기에 처한 ‘테스터’로서의 다음 작품인 영화 ‘티벳에서의 7년 Seven Years In Tibet, 1997’을 만나보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1066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