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이충렬 감독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 : 워낭소리 Old Partner, 2008
감독 : 이충렬
출연 : 최원균, 이삼순, 최노인의 소 등
작성 : 2009.03.28.




“내 인생의 동반자는 어디에…….”
-즉흥 감상-




  영화관에서 만나게 된 작품마다 나름대로 열심히 표를 모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전에 방의 가구정리를 한답시고 난장판을 만든 탓인지 ‘뭉치’ 째로 사라져버렸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애인님이 생긴 이후로 이 작품이 왜 감동적이었는지 이해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2007년 1월 경북 봉화 청량사’라는 설명과 함께 힘겹게 돌계단을 오르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탑 앞에서 절을 하는 노부부의 모습과 같이하여 ‘소’가 죽었음을 말하게 되는 것으로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시간을 앞당겨 ‘2년 전, 2005년 4월’이라는 설명으로 풍경 소리마냥 청량하게 울리는 ‘워낭’의 소리와 함께 소가 끄는 달구지를 타고 흙길을 이동 중인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요. 으흠. 기승전결식의 어떤 짜여진 흐름을 지닌 이야기가 아닌 그저 일상이 계속되는, 시시각각 죽음으로의 시간 속에 살고 있는 소와 소리를 잘 못 들으시지만 자신의 소와 관련된 일이라면 자다가고 깨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흔히 말하는 산골 농촌의 아름다운 정경과 함께 하고 있었다고만 해두겠습니다.




  글쎄요. 같이 본 친구는 자기 집 이야기나 별반 다를 게 없다면서 진지하게 영화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저는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만 친척집에서 저런 생활을 했었다는 기억만이 흐릿하게 남아있어서인지, 아니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에 대한 환멸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작품을 통해 눈물을 흘리셨다는 분들의 반응을 처음에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인님과 사귀기로 하면서 자신을 완전히 맡길 수 있는 ‘인생의 파트너’라는 점에서 특히, 말을 험하게 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이 실은 자신에게도 그 소만큼 신경을 써 주십사 질투를 하시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어져버렸는데요. 아아.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어떠신가요? 진정한 친구이자 벗이라 할 수 있는 분들이 주위에 얼마나 있으신가요? 저는 저를 진정한 친구라 대접해주는 이들이 있어왔어도 제 쪽에서 그런 기분이 들어본 적이 없었던지라, 이처럼 어렵게 찾아온 사랑과 이때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벗들과도 계속해서 발전되는 관계가 되었으면 해봅니다.




  앗. 그동안 열심히 읽어주셨던 분들이 염장이라고 떠나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붙잡아봅니다. 아무튼, 고백을 해보자면 저는 이 작품이 이렇게 까지 대서특필 될 필요가 있었나 의문이 들었습니다. 간혹 독립영화 같은 대중적이지 못한 영화들만 따로 상영해주는 곳의 상영목록을 확인하면서 얼핏 인식하고 있던 작품이 어느 날 부터던가 일반 상영관에 올라왔으며, 너나 할 것 없이 말해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었는데요. 아무런 언급도 접하지 않고서 만나게 되었다면 ‘아아. 이런 인생도 존재하는구나.’라는 기분이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하나의 사회적 이슈로서 이 영화를 마주한 사람들의 반응은 이러이러했다고 언급을 듣고 난 뒤로는 순간 ‘고급문화의 저질대중화’라는 이론이 떠올라버리는 것이… 아아. 그만 흥분해버렸습니다. 아무튼, 이 감기록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 것이 아니며 어떠한 생각이든 상대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나중에 따로 이야기를 해보았으면 해보는군요.




  잠시 저녁을 먹으며, 따로 이 작품을 만나보신 어머니와 대화를 해보니 ‘경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갈 용기를 주었기에 영화가 떴으며, 저 시절에는 다 저렇게 소 한 마리로 한 가정이 살아갔다.’는 감상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사람을 의미하는 한자 ‘人’의 제가 좋아하는 의미마냥 혼자서는 일어서기 힘들기에 기댈 수 있는 존재와 함께해야한다는 점에서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나는 무엇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다른 분들은 어떤 기분으로 이번 작품을 만나셨는지 궁금하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905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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