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자들의 도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 : 눈먼 자들의 도시 Blindness, 2008
원작 : 주제 사라마구-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
감독 :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출연 : 줄리안 무어, 마크 러팔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대니 글로버 등
등급 : 18세 관람가
작성 : 2009.01.11.




“으… 으아아아아악!!”
-즉흥 감상-




  아름다운 한 여인의 얼굴. 그리고 그 얼굴을 향한 수많은 손들. 거기에 철학미 하나 가득 넘쳐나는 제목인 ‘눈먼 자들의 도시’. 개봉예정이라는 안내와 함께 지나가던 길로 영화의 포스터를 만나면서 호기심이 일었던 저는 결국 2008년 11월 23일로 친구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자동차들이 하나 가득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소리를 먼저로 빨강과 초록이 번갈아가며 깜빡이는 신호등과 함께 길 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자동차들의 행렬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운전 중이던 한 남자가 신호를 받던 중 출발하려는 찰나 앞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갑자기 발생한 시력의 상실로 치료를 받으려 하지만, 그 남자를 중심으로 하나 둘 접촉이 있게 되는 사람들이 시력을 잃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사태가 한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 정부차원의 노력으로 눈멀기 시작한 사람들을 수용시설에 가두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이야기의 바통을 이어받게 되는 안과 전문의의 아내가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았음에 마주하게 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지만…….




  처음 이 작품을 만나기 전으로 조금씩 듣던 정보로는 ‘이 무슨 또 재난 영화인가?’싶었습니다. 하지만 제목 자체가 너무 철학적인 냄새가 났던지라 기대 반 우려 반의 상황을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결국 만나본 작품은 최근 읽어본 소설 ‘로드 The Road, 2006’과 비슷하게, 원인을 추적하는 이야기가 아닌 어떤 상황이 이미 발생한 상태에서 그 상황 자체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말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쎄요. 원작을 먼저 접하고 이 영화를 보았을 경우에는 어떠했을지 모르겠으나, 영화를 먼저 만난 저는 너무나도 충격을 받아버렸는데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을 보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인간군상의 모습을 이정도로까지 영상으로 담았을 줄이야!! 라고 반응 했다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작품의 묘미라고 한다면 작품안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과 비슷하게 하얀색으로 모든 시야가 차단되는 ‘눈이 멀어짐’을 표현한 화면일 것인데요. 처음에는 영사기에 문제가 생겨 초점이 안 맞는 것인가 싶었지만 다시 보면서 확인해보니 그런 것을 말하기 위한 시각효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꼭, 일부러 장애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화면을 보면서 지독하게 답답한 느낌을 받게 하신 제작진 분들께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까 하는군요.




  음? 처음 이 작품의 원제목을 봤을 때는 맹인이라는 의미의 ‘Blind’에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제목을 보고 ‘맹인들 Blinds’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성질, 상태’를 나타내는 ‘ness’가 붙은 것을 방금 알게 되었습니다. 당장 사전만 열어보면 ‘맹목; 무분별(recklessness); 문맹, 무지(ignorance).’라는 설명이 나오기는 하나, ‘눈이 멀고 있는 현상’에 대해 그 원인을 말하고자하는 것이 아닌 결과를 향한 과정의 모습에 주인공이 마주하게 되는 답은, 아아아. 직접 작품을 통해 확인해 주셨으면 해 보는군요.


  문득 ‘심한 눈보라와 눈의 난반사로 주변이 온통 하얗게 보이는 현상’을 말하는 ‘화이트아웃 whiteout’을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렇게 인간의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감각 중에서 사물을 인식하는데 큰 영향력을 미치는 시각에 이상이 발생하셨을 경우, 이 작품의 주인공 마냥 혼자서만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하신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마주할 것인가가 궁금하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네? 저요? 음~ 그냥 굶어죽지 않을까하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군요. 으… 정말 무섭습니다. 


TEXT No. 848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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