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회로 - 할인행사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다케다 신지 외 출연 / 엔터원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제목 : 회로 Pulse, 2001
감독 : 구로사와 기요시
출연 : 야쿠쇼 코지, 후부키 준, 가토 하루히코, 다케다 신지 등
등급 : 해외 NR
작성 : 2008.08.02.
“생으로의 회로가 끊어지던 날. 죽음으로의 회로가 연결되었으니.”
-즉흥 감상-
엉망으로 리메이크 되었다는 ‘회로 Pulse, 2006’를 본 후. 아무래도 원작이 궁금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입수해볼 수 있어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철학적인 부분은 이번 작품이 더 좋았고, 영상적인 부분에서는 다시 만들어진 작품이 더 좋았다는 것을 적어보며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모뎀 특유의 접속음과 파도소리에 이어 강한 바닷바람을 마주하고 있는 선상의 한 여인의 모습으로 시작의 문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향하는 배의 선장인 듯 보이는 남자가 그 여자를 지긋이 쳐다보는 것으로 이 모든 일의 시작을 회상하는 여인의 이야기로 본론으로의 문이 열리게 되는군요.
그렇게 전화벨소리와 함께하는 일렁이는 어떤 공간에 이어, 일주일째 연락이 닿지 않는 남자를 걱정하는 여자들의 모습이 있게 되는데요. 받을 것도 있고 해서 남자의 집을 방문하게 되는 여자는 그만 무엇인가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남자의 마지막을 목격하고는 충격을 받게 됩니다. 한편 홀로 살아가면서 무엇인가를 향한 공포를 경험하는 또 다른 여성과 처음 시작하는 인터넷에 무엇인가 섬뜩한 느낌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는 또 다른 남자의 등장에, ‘유령을 만나고 싶습니까?’라는 메시지에 앞서 어두운 공간을 배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이는 괴현상을 말하게 되는데요. 그런 영상과의 접촉에 이어 연이어지는 자살사건과 함께 붉은 색 테이프로 봉인되어진 ‘금지된 방’의 실체가 밝혀지는 것도 잠시, 상황은 통제력을 잃어가며 모든 것을 죽음으로 몰아가기 시작하는데…….
리메이크판과 비교 대조를 해보고 싶어도 현재 해당 영상물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아쉽지만 포기하고 이번 작품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앞서 만났던 작품이 그저 계속해서 어두침침했던 것에 반해 이번 작품은 밝은 황갈색의 배경이 있어서인지 전반적으로 어두운 화면이지만 그나마 밝은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역시 서두와 결말이 뚜렷하지 않고 등장인물들 간의 연관성이 확실치 않은 이야기 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멍~ 한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뭐 일본 공포 영화 특유의 표현법이려니 해보며 다른 분들은 어떤 기분으로 만나보셨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번 작품은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연결문화의 대중화와 함께 발생할 수 있을 ‘또 다른 세상과의 조우’를 통해 일종의 공포감을 말하고 있으며, 가속화되었던 핵가족화에 이어 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흐음.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조금 어이가 없을지도 모를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IT강국이라 불릴 만큼 인터넷이 생활화 되어있는 우리 정서에서는 그저 생활의 일부분이기에 공기를 들이마시듯이 그저 그럴지 모를 인터넷에 대해, 외국에 나가있는 지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터넷에 접속 한다는 것이 보통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듯 그리 쉬운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종의 ‘자극의 불감증’을 통해 이번 작품처럼 인터넷을 하는 것으로 인한 공포심을 유발당할 리 없지 않겠느냐는 것인데요. 그래도 저부터가 하이텔 등의 ‘텔넷’부터 이용한 세대라서인지 공감 가는 부분이 없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을 통해 벌어질 수 있을, 예상을 벗어나버린 사건들. TV가 처음 나왔을 때는 TV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다고 믿었을 만큼 컴퓨터와 인터넷이 처음 대중에게 소개 되었을 때도 다양한 ‘괴담’이 함께 했었다는 기억이 있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렇게 ‘인터넷’을 통한 경험 중 어떤 무서운 이야기를 접하신 분이 있을지 궁금해졌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755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