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없다 - 서울대 최연소 합격생 한혜민의 베이직 학습법
한혜민 지음 / 행복한책읽기 / 200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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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천재는 없다, 2002
저자 : 한혜민
출판 : 행복한책읽기
작성 : 2008.05.01.




“나는 누구인가?”
-즉흥 감상-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의 벤치. 그림자 사이로 춤을 추는 따꼼한 느낌의 햇빛조각들을 받으며 읽고 있던 책의 마지막 장을 덮어봅니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어보게 되는군요. 그럼, 급한 기분에 읽게 된 책이지만 뜻하지 않게 많은 생각의 시간을 제공해준 이번 책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기록은 많지도 않은 나이에 자신에 대해 ‘누구다’라고 정의 내린다는 것이 부담 없지 않지만, 자신이 걸어온 길의 모습이 혹시나 다른 이들이게 도움이 될지 몰라 이렇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는 식의 인사-[프롤로그]-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중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준비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갈등하는 화자의 모습에 이어, 어린 시절 ‘할아버지’를 통한 가르침의 시기에 대한 기록이 있게 되는데요. 그러한 과정을 통해 배움의 장이 확대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1부 공부와 놀이는 구분되지 않는다]. 이어서 여차저차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게 된 화자는 나름대로 즐겁게 ‘대학진학’을 준비하나가게 되는데요[2부 내식대로, 즐겁게, 끝까지], 결국 ‘모험지원’의 방향으로서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것으로 대학생활의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화자를 ‘달인중이 달인’이라는 칭호를 얻게 한 <퀴즈가 좋다>에 출연했던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요. 그것을 통해 ‘세상’과 ‘윤리’에 대한 깨달음의 시간이 있게 되었다는 것을 말하게 됩니다[3부 사람에게서 얻고 사람에게서 배운다], 그리고 화자의 어머니의 기록으로서, 자라나는 아들과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욕심을 버리고 지켜보는 즐거움], 다시 화자의 기록으로서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전하는 ’공부비법‘이 있게 되는군요[한예민의 베이직 학습법].




  이번 책을 읽기 전에 사실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2004’를 처음 잡았을 때 마냥 ‘어느 동내에 살고 있는 자칭 잘나신 분이 쓰신 책이신가?’라는 선입견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읽어 들어가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읽어보게 되었는데요. 다 읽고 나서 확인 한 것이지만 제 동생과 동갑이라는 사실에서 그만 충격을 받아버렸습니다만, 그것은 별개의 문제로, 이 책을 읽어 들어가면서 되돌아본 저의 삶을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한참을 적다가 ‘배반의 역사’가 그저 어둡게만 보여 자진 삭제했습니다. 적으면 적을수록 도무지 끝이 나질 않기도 했고. 사실, 이전의 기록들을 통해서도 저의 인생이야기를 조각조각 많이 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아무튼 간에, 이번에 읽은 책의 저자와 근본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던 것은 역시나 ‘사람을 대하는 자세’였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배반의 역사’를 조금 풀어서, 저는 사람에 대한 믿음을 버린 것이 오래입니다. 특히나 그것이 ‘집단’을 상대해야 할 때는 거부감이 너무나도 강해져서 처음부터 제가 ‘무시’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었는데요. 학문적인 호기심은 둘째로, 그것을 어떻게 고쳐볼 수 있을까 싶어 종교로도 접근을 해보았지만, 역시나 현재의 시점에서는 그것마저도 흐지부지한 체 책과 영화 등의 작품에만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해 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분명 남들과 다를 수밖에 없었지만 ‘사람을 대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기에 괜찮았더라는 것을 보고 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것인데요. 공공에 대한 개념 없이 피던 담배를 꽁초 째로 길거리에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 행동이나, 빨간불에도 아이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질주하시는 엄마 분, 어제도 하굣길의 횡단보도 위에서-분명 운전자와 눈이 마주쳤는데도-처자 다섯이 탄 마티즈에 치일 뻔 했던 일, 가까이로는 쉬는 시간만 되면 시장바닥이 되는 교실, 최근 외국과 관련된 몇 가지 사태에 대한 것은 민감한 사항이니 일단 넘기고서라도, 혼자서는 떳떳하게 말도 못하면서 집단이 만들어지면 모든 것이 자신의 이야기인양 잘도 떠들어대는 모습 등, 자기 부끄러운 줄은 생각도 못한 체 서로 잘나시기만 한 모습들이 자꾸만 시야에 걸리는 것이 저는 오늘 하루도 그냥 그러려니 넘겨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럼 역시나 자기는 잘난 듯이 남을 욕하는 저는 무엇이냐구요? 남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며, 자신이 처한 영역 안에서 만큼은 지나치게 공중도덕을 지키기에 이상한 사람이라고 평가 받고 있었다보니 자칭 왕따 선언을 했었으며, 평소에는 착한 사람처럼 보이다가도 걸어가고 있는 앞길을 막는 것이 있으면 이빨을 드러내는-이기주의자가 아닌-‘개인주의자’입니다.




  적다보니 또 혼자만의 이야기로 궤도이탈 되어버린 듯합니다. 그만큼 이 책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읽음으로 인해 한번 즘 자신이 걸어가는 길과 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 님의 이런 저런 작품들보다도 보다 한국인의 정서와 현실에 맞게끔 지표의 재설정을 도와준 책이었다랄까요? 하지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누가 욕을 해도 당당하게 홀로 투쟁하는 저로서는 ‘이미 지나간 버스’와 같은 기분이 많이 들게 한 기록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나름대로 성공으로의 길을 걷고 있는 자의 인생에 저의 길을 비교해본다는 것은 부질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특히 부분적으로 비슷했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의 결과에 비슷하지도 못하다는 일종의 자괴감이 들어버렸기 때문이었는데요. 현재의 ‘나’는 지나온 시감만큼의 삶이 있었기 때문이며 결코 후회하지 않고 있는 동시에, 다들 불가능 하다 말하는 저의 꿈에 일보 전진하기 위한 재미있는 참고 서적이라 결론을 내려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라거나 자라나는 자녀의 교육을 걱정하시는 부모님들께 추천을 해보고 싶어졌는데요. 이 책이 ‘하나의 진리’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생각의 전환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감히 장담해보렵니다.




  문득, 고등학생시절 교지에도 실렸었던 ‘병뚜껑 철학’이라는 저의 단편소설이 떠올랐습니다. 내용은 ‘별난 사람들’을 취재하는 모 잡지사의 기자가 계속되는 취재요청을 거절 받던 중. 보여줄게 있다며 용케 취재를 허락해준 수집가를 찾아가게 되는 것으로, 주인공이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였는데요. 동시에 튀는 것을 용납 못하고 단순히 ‘이상함’으로 인식하여 ‘가지치기’를 감행하는 현실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랬다보니 이번 책의 저자는 용케도 그런 현실과 타협하여 인정받은 모습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반면 저의 현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중인지 원…….




  그러고 보니 이 책을 읽으면서 메모해둔 것이 있었는데 지금 적어보자니 너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위에서 푸념 마냥 적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낼 정도의 작은 질문들이었던지라 다시 적어보는 것이 낭비라는 기분이 들어버렸습니다. 
  대신 방학동안 고용안정센터에서 ‘취업희망프로그램’이라는 것에 참여했던 이야기를 적어보는데요. 이고그램과 오케이그램을 통한 성격진단을 해본 적이 있었으며, 결과로 BBBBB. 즉 중용형 혹은 올 비(All B)형이라는 진단이 나왔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여기 적기에는 너무 많으니 생략하지만, 이것만 봐서는 무엇인가 세상에 대해 초연한 자세로서 붕~ 떠있다는 기분이 들었는데요. 뭐 어떤 일이든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니 이왕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동그랗게’ 살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저는 ‘무한오타’라는 필명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세계에서는 본명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필명 또한 점점 현실의 한부분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취미나 특기 하나 없이 어떤 평균의 기준을 만들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이상적인 모델’에 가까울수록 사람으로 인정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었지만, 나름대로의 길이라 생각 되는 걸음 속에서 결국 길을 잃어 잡다하게 경험했을 뿐 결국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하게 되는 것도 문제라고 인식하게 되었었다보니, 한편으로는 이 책의 저자의 삶이 부럽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현실은 저만의 현실!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중간지대’가 저의 길이라면 이런 길 또한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지나온 시간이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열어나간다. 그리고 ‘어제의 실패한 내가 있기에 성공한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를 좌우명으로 삶고 살아가고 있는 저일지라도, 분명한 것은 하나의 인간이라는 점! 당장의 ‘끝’이 보이지 않기에 수시로 멈춰 서고는 있지만,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갈 것을 또 다짐해보며 새로운 기록을 향해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685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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