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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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쓰기 생각쓰기 On Writing Well-30th Anniversary edition, 1976~2006
저자 : 윌리엄 진저
역자 : 이한중
출판 : 돌베개
작성 : 2008.04.16.




“답은 이미 나와 있었으니.”
-즉흥 감상-


  간혹, 평생 한 번 읽어볼까 말까 의심이 드는 책을 만날 기회가 주어짐에도 기뻐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도 과제를 처리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만나게 된 그런 부류의 책이 되겠는데요. 언젠가부터 자만심에 빠져 ‘글쓰기’에 대해 우습게 생각하고 있던 저를 되돌아보게 한 이번 책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책은 현재의 시점에서 글을 쓰는 행위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으며, 그런 환경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는가에 대한 저자의 [서론]으로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어떤 행사에서의 ‘직업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문답형식의 강연장의 모습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그것에 이어 글을 쓰기 위한 ‘기본자세’에 대한 설명이 나오게 됩니다[1부 좋은 글쓰기의 원칙]. 
  계속해서, 글을 쓰기 위해 꼭 [2부 알아두어야 할 것들]에 대한 짧은 소개에 이어, 좀 더 실질적인 예시를 통해 논픽션, 인터뷰, 여행기, 회고록, 전문분야, 업무보고서, 비평, 유머 등의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나오게 됩니다[3부 여러 가지 형식]. 그리고는 저자의 사실적인 경험을 통해 익히게 된 ‘글쓰기’와 ‘작가로서의 존재감 확립’에 대한 몇 가지 재미있는 실험 이야기가 나오게 되는데요[4부 글씨기의 자세]. 으흠? 그것에 이어지는 마지막으로는 [영어 글쓰기를 위한 조언]으로서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결론부터 적어보자면, 이때까지 읽어봤었던 몇 가지의 ‘글쓰기 책’중에서 분명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으면서도 읽어 들어가는 것이 참 힘들었던 책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도서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You've GOT to Read This Book, 2006’를 읽을 때 마냥, ‘유명 인사들이 말하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읽어본 게 몇 없다니!!’와 같은 공황상태를 경험하게 했기 때문이었는데요. 거기에 [옮긴이의 말]에서도 언급이 된 문제이지만, 분명 저자가 어떤 사례에 대한 설명 도중 ‘농담’을 하는 것 같은데도 번역 상에서의 문제인지, 정서상의 차이 때문인지 그다지 와 닿는 것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방금 위에서 언급한 ‘글쓰기에 대한 책’들을 소개해보자면, 스티븐 킹 님의 ‘유혹하는 글쓰기 On Writing, 2001’와 딘 R. 쿤츠 님의 ‘베스트셀러 소설 이렇게 써라 How to Write Best Selling Fiction, 1981’. 거기에 비록 글쓰기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전업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스즈키 코지님의 ‘새로운 노래를 불러라 あたらし․い うた うたい, 1997’라는 책들을 말할 수 있겠는데요. 이 경우에는 해당 작가님들의 책을 거의 다 읽어보고 그들이 글을 쓰는 삶을 통해 익혀왔었던 것들에 대한 설명을 접해서인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반면, 이번 책일 경우에는 일단 저자부터 처음 뵙는 분 이었으며 그분의 다른 책은커녕, 책 안에서 예시로 등장하는 다른 글들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인지 부분부분 재미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이해가 어려웠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역자 분이 아쉬운 대로 번역하신 것인지, [영어 글쓰기를 위한 조언] 부분은 그리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일단 마침표를 봐야한다는 일념으로 읽게 되었는데요. 으흠. 영어로 글쓰기 공부를 하시는 분이 아니고서는 꼭 읽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럼 책에 대한 첫 느낌은 이 정도로 마치고, 책을 읽어 들어가면서 생각하게 된 것을 몇 자 적어볼까 하는데요. 
  우선, ‘회고록: 나에 대한 글쓰기’의 시작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로, 대학 작문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화로, 무슨 문제가 있느냐의 저자의 질문에 “우리는 선생님이 바라는 걸 써야 해요.”라고 답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 때문이었는데요. 여기서 살짝 고발(?)을 해보아도 “누구를 위하여 리포트를 작성하는가?”를 소리 높여 외쳐보는 바입니다. 작성자의 의지는 애초부터 묵살되어 이미 만들어진 리포트에 살짝 각색만 더한 불법 복제물이 당연시 되고 있는 것을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인식해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저작권’관련으로 수업을 들으면서도 ‘불법복제’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통해 “현실과 이상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라며 소리 없는 절규를 내질러버리고 말았었는데요. 글쓰기에 재능이 없어서 그렇다고 말씀 하시는 분들, 일단 써보고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인지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비평: 예술에 대한 글쓰기’였는데요. 비평가critic와 평자reviewer의 구분에 대한 설명에서 이어지는, 두 분야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몇 가지 원칙의 나열이 저를 그저 즐겁게 만들어줬습니다. 바로, ‘비평가는 자신이 평가하는 매체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 ‘줄거리를 너무 많이 이야기하지 말아야한다.’, ‘구체적인 디테일을 이용하자’ 등이었는데요. 비록 그것과 함께 설명되는 예시는 이해가 어려웠지만, 이번의 기록을 포함하여 공식 674회째 감상기록을 작성중인 저에게 있어서는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따라서 여러분이 비평가가 되고 싶다면, 먼저 전문으로 하려는 매체의 문헌들을 섭렵해야한다.’는 말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는데요. 한 작품이 나왔을 때 그것 하나만을 보고 평가하기 보다는 그것이 나오기 이전에 그것의 ‘모태’가 되었던 작품을 시작으로, 앞서 다른 형태로 나온 작품들에 대한 지식까지 갖추었을 때 ‘입체적인 감상’의 장이 열린 다는 것을 경험해 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저의 ‘감상기록’에 어느 정도 전문성을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있다는 점에서 제 가슴은 흥분됨의 고동을 알리고 있군요. 
  그 밖으로도 부분적으로 공감 가는 것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다 적어버렸다가는 이 기록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일단은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에 대한 언급을 마쳐볼까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 그러고 보니 방학기간동안 있었던 사건 중에서 노동청에서 주관하는 ‘성취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그 당시에도 동네에 있는 공공도서관으로 ‘인턴’으로서 1년 계약직이 성립 되었었지만,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기 소개서’ 작성법에 대한 안내와 면접에 대한 모의실험을 했었는데요. 나름대로 글을 쓴다는 자부심으로 작성했었던 ‘자기소개서’가 그 과정을 통해서는 왜 그렇게도 초라해 보이는 것인지, 역시 사람은 직접, 포기 하지 않고, 용기 있는 자세로, 마침표를 찍기를 다짐하며, 많은 글을 써봐야 한다는 것을 실감해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지금 작성중인 이런 ‘리뷰-감상기록’ 또한 공식적으로는 2002년 02월 06일자로 시작되었던 것이기에 어느덧 8년째 작성중이다보니, 처음의 기록과 현재의 기록을 비교해보면 그만큼의 많은 발전을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그렇다보니 이런 ‘감상문’ 하나만큼은 두렵기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 저를 확인해 볼 수 있어, 그저 자랑스럽다는 기분마저 드는 듯합니다.




  아.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잠시 저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었군요. 사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 릴 수 있었던 것은 “당신 또한 글쓰기가 두려운 자 인가?”라는 질문이었는데요. 글쎄요. 아직 정식으로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었다보니, 이 책의 저자처럼 무엇인가 색다를 것 같은 작문 선생님을 만나 뵈어 가르침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의 흐름이 빨라진 만큼 사람 본체의 속도도 빨라져야 할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 그렇기에 그 처리속도를 따라잡고자 컴퓨터를 만들게 되었건만, 정작 컴퓨터는 단순 계산만 할 줄 알았을 뿐 실질적인 것은 사람이 입력해야만 하는 상황. 그리고 그런 모순 때문인지 수많은 편법들이 난무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서 도덕과 윤리라는 것이 은연중에 그 존재성을 상실해 버렸다고 생각하는 저는, 어차피 세상을 바꿀 수 없으면 저 혼자만이라도 정도를 지키려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들 말하니, 저는 저 나름대로 열심히, 감히 ‘무한’의 이름을 걸고 있는 감상기록 계속해보고자 합니다. 
 

TEXT No. 674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with 얼음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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